대형 건설사 아파트 평당 700만 원대 분양 알고 보니…

경기도 남양주시내 곳곳에 내걸린 현수막. (사진=고무성 기자)
'00역 걸어서 3분 거리. 평당 700만 원대. 031-XXX-XXXX'

경기도 남양주시내 곳곳에 일반 아파트 분양으로 보이는 현수막들이 내걸렸다.

대형 건설사의 아파트 브랜드와 최적의 입지조건, 믿기 어려울 정도로 낮은 분양가는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중앙 일간지와 방송사, 지방 신문 등 10여개의 언론사들이 앞 다투어 '00역 앞에 700만 원대 아파트가 탄생했다'는 제목 등으로 보도한 기사들도 수두룩했다.

일부 언론사는 두 개로 나누어진 상태에서 각각 재건축을 추진하던 주택조합 추진위원회의 통합으로 재건축사업이 본격 추진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알고 보니 일반 아파트 분양이 아니라 지역주택조합이었다.

A 홍보관 측은 "두 추진위원회가 통합되면서 지구단위계획도 통과했다"며 조합원을 모집했다. 이어 "이르면 내년 4월 착공에 들어가 2019년 9월이면 완공된다"며 "지금 몇 자리가 안 남았기 때문에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 A 홍보관의 말은 거짓…개정안 유명무실

지난달 12일 시행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주택조합의 업무를 대행하는 자(업무대행사)가 조합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허위·과장 홍보를 할 경우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그런데도 A 홍보관 측의 말은 모두 거짓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남양주시 주택과 관계자는 "조합을 하겠다는 두 추진위원회가 아직까지도 통합이 되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지구단위계획도 통과하지 못해 착공일과 완공일이 정해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조합의 한 추진위원장은 "현 상태에서는 사업을 할 수 없는 조건인데 이렇게 홍보관을 짓고 조합원들을 모집해서는 안 된다"며 "A홍보관 측 추진위원장이 총회도 안 열고 주민들한테 동의도 받지 않은 채 임의로 신탁사를 통해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취재진은 A홍보관 측 추진위원장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입장을 듣기위해 수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 지역주택조합의 장점과 단점…꼭 확인할 점은?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지난 1977년에 도입된 지역주택조합사업은 동일 광역생활권에 6개월 이상 거주하는 무주택자 또는 주거전용면적 85㎡ 이하 주택 1채만을 소유한 사람들에 한해 조합을 구성해 주택을 공급하는 제도다.

지역주택조합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청약경쟁 순위에도 관계없다. 일반 아파트 보다 분양가도 10~20% 가량 낮기 때문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려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사업이 부진하면 사업비가 올라갈 수도 있고 조합이 해산될 경우 투자한 조합비를 돌려받을 수 없는 위험이 따른다. 또, 탈퇴를 하게 되면 계약금 등 투자금을 되돌려 받기 어렵기 때문에 쉽게 발을 뺄 수도 없다.

최근 7년간 전국의 지역주택조합 설립 및 사업 승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설립 인가 건수는 9건(2218채)에서 지난해 106건(6만 7239건)으로 급증했다. 그에 비해 사업 승인 건수는 같은 기간 4건(1570채)에서 28건(1만 9240채)으로 증가하는데 그쳤다.

남양주시는 일부 지역주택조합에서 조합원을 모집하는 과정에 시공사 및 사업계획이 확정된 것처럼 광고해 시민들이 일반 아파트 분양으로 오해하는 사례가 있어 주의를 당부했다.

조합에 가입하기에 앞서 꼭 확인해야할 4가지 사항은 △ 조합비 및 추진사업비에 대한 반환조건 확인 △ 사업추진 일정을 정확하게 제시하고 계약서 명시여부에 대한 검토 △업무대행사(등록사업자 공동사업 시)의 전문성(실적 등 확인 필요) △ 사업추진과정(토지매입, 공사비, 건축규모 변경 등)에서 추가 분담금 발생 여부 등이다.

남양주시는 "개인토지에 대한 사용승낙과 소유권 이전은 매우 힘든 과정"이라며 "각종 분쟁으로 사업기간이 장기화되거나 조합이 해산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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