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 방폐장 부지평가 정확도 의심해야 한다
- 열 아홉개의 활성단층 중 방폐장 부지 근처만 조사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9월 13일 (화)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오창환 교수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 정관용> 지금부터는 지진 관련된 이야기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간밤에 5.8의 지진. 그나마 참 다행입니다. 부상자는 경상 8명, 재산피해 신고는 250건이지만 그렇게 아주 큰 건물 붕괴 이런 건 없는 상태고요. 하지만 이것이 우리에게 준 정신적 충격은 매우 큽니다. 이제 한국도 절대로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이런 이야기죠. 먼저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의 오창환 교수부터 연결합니다. 오 교수님, 나와 계시죠?
◆ 오창환>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이 여진이 오늘 오후 2시 기준으로 247차례나 발생했다, 지금도 계속 되고 있는 겁니까? 이번 지진이 완전히 끝난 게 아닌 겁니까?
◆ 오창환> 큰 지진은 끝난 것이고요. 이제 그것에 대한 후유증이 지금 여진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죠.
◇ 정관용> 이런 여진이 있다가 또 큰 지진으로 가는 경우는 없습니까?
◆ 오창환> 그럴 수도 있죠.
◇ 정관용> 그럴 수도 있어요?
◆ 오창환> 네. 지금 우리가 문제는 지진 예측을 할 수 있는 기술이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 모든 국가들이 지진에 대한 대비는 지진이 났을 때 피해를 줄이는 것이 바로 그 대책이지.
◇ 정관용> 미리 막을 수가 없고.
◆ 오창환> 지진을 언제 어디서 일어난다 이걸 알 수가 없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전례에 비추어 볼 때 이렇게 좀 큰 규모의 지진이 있은 다음에 며칠 동안 여진이 이어지다가 또 지진이 나는 경우도 있었어요?
◆ 오창환> 그런 건 있지만 아주 흔하지는 않습니다.
◇ 정관용> 그래도 아무튼 이 경주 지역은 며칠 좀 상황을 봐야 되긴 하네요.
◆ 오창환> 그렇죠.
◇ 정관용> 이번 지진의 발생 지점, 발생 원인 이런 건 규명이 됐나요, 안 됐나요?
◆ 오창환> 지점은 밝혀졌죠. 경주시에 남서쪽 9km하고 8km 지점에서 5.1, 5.8 지진이 일어났다는 것은 밝혀졌고요. 이 원인은 그렇지만 아직 정확히 규명이 된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커다란 규모로 보면 설명은 가능합니다.
◇ 정관용> 어떻게요?
◆ 오창환> 한반도 주변에는 지구조적인 힘이 계속 가해져왔어요, 오래 전부터. 일본에서 해양판이 일본 밑으로 들어가면서 한반도 쪽으로 힘을 주고 있었고 또 히말라야 같은 데서 충돌하면서 또 한반도 쪽으로 힘을 주고 있는 것이죠. 이런 힘은 한 180만년 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주어져 왔던 것이고. 한반도에는 많은 단층들이 만들어져 있는데 이들 단층들 일부가 이 힘에 의해서 움직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움직이려면 충분한 힘이 축적이 돼야 되는 것이죠. 그런데 일본이나 이런 곳들은 힘이 발생 지역에 가깝기 때문에 힘의 축적이 빨리 일어나니까 큰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데 반해서 한반도는 거리가 멀다 보니까 힘의 축적기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러니까 큰 지진이 100년에 한 번 일어날 수도 있고 400년에 한 번 일어날 수도 있고 이러다 보니까 사람들이 지진이라는 걸 다 잊어버릴 수 있어요. 사람들 시간대로는.
◇ 정관용> 그렇죠.
◆ 오창환> 그래서 안전한가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은 안전한 게 아니라 힘이 축적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지금 경주, 울산 지역에는 1640년경에 조선시대에 성곽이 다 무너지고 땅이 막 갈라지고 하는 굉장히 큰 지진이 있었어요. 그 기준이 7.0보다 훨씬 커서 7.2나 7.3에 해당했을 거라고 사람들이 예상을 하고 있는데 이 지진이 일어난 지 지금은 한 400년 지나지 않았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오창환> 그래서 사람들은 지진이 일어난 걸 다 잊어버려서 한반도에 지진이 없나 보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반대로 400년 동안 힘이 축적되고 있었다고 생각을 하면 이제 더 위험해졌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러네요. 그런데 기상청은 이렇게 말했어요. 앞으로 한반도에서 6.0 초반대를 넘는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6.5 이상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라고 했는데 그럼 기상청의 얘기는 뭡니까?
◆ 오창환>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400년의 주기라는 것은 희박한 겁니다.
◇ 정관용> 아, 그 말이군요.
◆ 오창환> 네. 400년의 주기는 희박한 것이지만 안 일어난다는 것이 아니죠. 그다음에 오랫동안 안 일어났으니까 희박한 것의 가능성이 상당히 증가했다는 것이죠.
◇ 정관용> 아. 물론 희박한 건 맞다. 그렇죠?
◆ 오창환> 네.
◇ 정관용> 하지만 7.2 이상의 강진도 얼마든지 언제든지 날 수 있다, 그거군요.
◆ 오창환>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그게 언제인지를 모른다?
◆ 오창환> 그렇죠.
◇ 정관용> 아이고. 걱정입니다. 이것 참. 이번 지진의 경우에 첫번째가 5.1로 전진이고 두번째가 5.8로 본진이라고 지금 보도가 되는데 전진과 본진은 뭐예요?
◆ 오창환> 본진은 가장 큰 지진. 가장 큰 지진이고 가장 큰 지진 전에 일어나는 것을 전진이라고 그러고요. 가장 큰 지진 후에 일어나는 것을 여진이라고 하죠. 그래서 전진은 아마도 이 두 개가 위치가 다른 걸로 보면 5.1 지진에 의해서 일어난 충격이 5.8 지진이 일어난 곳을 움직일 수 있는 어떤 힘을 제공하지 않았는가. 그러한 예측이 됩니다.
◇ 정관용> 지금 전진과 본진의 위치가 달라요? 진앙지가?
◆ 오창환> 약간씩 다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한 1km 정도 차이가 지금 발표된 걸로는 차이가 나기 때문에. 왜냐하면 이렇게 우리가 수소폭탄 터트리려면 원자폭탄이 터져야 터지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제 생각, 이건 공식적인 해석은 아니지만 제 생각에는 5.1 지진에 의해서 더 큰 5.8 지진이 유발됐고 그 후에 여진이 계속 되고 있다, 이렇게 보는 게 적당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그리고 요 근래 몇 년 사이 우리나라의 지진이 좀 더 빈발하고 있다. 이건 맞나요?
◆ 오창환> 그것은 좀 정확하게 결론을 내릴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지금 우리나라에 지진계들이 많이 설치되다 보니까 작은 지진까지 좀 더 많이 우리가 확인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래서 이것이 과연 늘어난 것이냐 아니면 우리가 더 많이 인지하기 시작한 것이냐 이게 좀 확실치가 않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이번에 일어난 5.8은 이제까지 일어난 어떠한 계측지진보다 큽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오창환> 그 전에 일어난 것은 5.2가 최고였는데 이번에는 5.8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진도 5와 6의 차이는 30배의 힘이 차이가 납니다.
◇ 정관용> 그렇다면서요.
◆ 오창환> 5.2하고 5.8은 20배 차이가 나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 오창환> 그러니까 과거보다 훨씬 큰 규모의 지진이 났다는 사실이고 그다음에 1978년도 이후에 한 9번의 5.0 이상의 지진이 일어났는데 9번 중에 3번이 지금 얼마 전에 올해 일어났던 울산 앞바다 이번에 2개. 9개 중에 3개가 지금 이번에 발생을 한 걸 보면 지금 경주, 울산 지역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힘의 축적작용이 이미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합니다.
◇ 정관용> 그 지역이 소위 말하는 양산단층 거기인가요?
◆ 오창환> 그렇죠. 바로 양산단층 인근, 그 지역에서 이번에 지진이 일어난 겁니다.
◇ 정관용> 그런데 지난 2008년에 경주에 방사성폐기물처리장 설치하기로 하면서 그 당시에 정밀지질조사를 했는데 양산단층은 활성단층이 아니다, 이런 결론을 그때 내리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그때 결론이 잘못된 건가요?
◆ 오창환> 정밀 지질조사는 그 부지 근처에만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아, 폐기장 근처만?
◆ 오창환> 그렇죠. 제가 알기로는 그렇게 알고 있고 이렇게 넓은 지역에 정밀지진조사 한 적은 없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 오창환> 그래서 이런 양산단층이 한 200km에 뻗쳐 있거든요. 부산, 양산, 경북 영덕까지. 이 지역에서 제4기 단층, 즉, 활성단층이라고 생각되는 지점이 열아홉 지점이나 있어요, 단층 주변에. 그래서 이렇게 많은 단층들이 선상에 나타나는 것은 이 단층 자체가 굉장히 큰 활성단층일 수 있다. 이러한 것을 오랫동안 사실은 예상을 해왔습니다만 이것을 규명할 수 있는 충분한 연구가 수행되지 않음으로써 그것을 확실히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보니까 이것이 활성단층이 아니다까지 얘기를 하게 되는 이런 우가 발생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아니, 그러니까 경주 방폐장 바로 그 근처는 정밀조사를 했는데 거기는 바로 그 단층하고 조금 거리가 있는 곳이다, 이거잖아요.
◆ 오창환>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거리가 있다손 치더라도 만약 그 양산단층의 어떤 지점에서 큰 지진이 나면 당연히 거기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닐까요?
◆ 오창환> 당연히 미치는데 그것이 고려가 안 된 것이죠.
◇ 정관용> 아. 그리고 원자력발전소도 그 일대에 많습니다.
◆ 오창환> 그렇죠.
◇ 정관용> 이건 다 고려를 안 한 겁니까?
◆ 오창환> 그런데 지금 현재 부지평가라는 것이 굉장히 부족한 데이터를 가지고 평가가 됐기 때문에 사실 부지평가들의 정확도가 의심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 정관용> 차제에 우선 양산단층 지역 부분에 대한 전면적 조사가 우선 선행되어야 되겠군요.
◆ 오창환> 그렇죠. 그런데 양산단층뿐만 아니라 이것과 평행한 한 5, 6개 단층이 또 있습니다. 그래서 이 지역 전체에 대한 정확한 연구를 하지 않는 한 저희가 어떠한 부지평가를 정확히 할 수는 없는 것이죠.
◇ 정관용> 참 부족한 조사 연구에 기초해서 그냥 부지평가의 결론을 내려버린 거군요, 그동안은.
◆ 오창환> 그렇죠.
◇ 정관용> 전면적인 단층조사가 그렇게 비용이나 그렇게 많이 듭니까? 시간하고?
◆ 오창환> 비용이 적게 들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시간은 상당히 많이 듭니다. 그러니까 돈을 많이 넣을수록 시간은 짧아지긴 하지만 이 지질조사라는 것이 상당한 시간을 요하고 그다음에 돈도 어느 정도 필요한데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큰 지진이 일어난 지가 너무 오래 지나다 보니까.
◇ 정관용> 다들 둔감해져서.
◆ 오창환> 네. 둔감해져서 지질학적인 시간을 보면 오히려 더 위험해졌을 수도 있는데 이것이 인지가 안 되는 것이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오창환> 그러다 보니까 이런 곳에 더 투자를 잘 안 하게 됩니다.
◇ 정관용> 어제 있었던 이 5.8의 지진이 우리한테 경각심을 줘서 좀 새로운 어떤 움직임이 지금부터 시작되어야 되겠습니다.
◆ 오창환> 그렇죠.
◇ 정관용> 도움말씀 잘 들었습니다.
◆ 오창환> 네.
◇ 정관용> 우선 뭔지 좀 알아야 대비를 하지 않겠어요? 그러자면 우리의 지질조사부터가 급선무다, 이 말씀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오창완 교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