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어린이들이 니퍼트 선수를 보고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성장할텐데 니퍼트 선수는 누구를 보고 배우면서 성장해왔나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끝난 206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전에서 5-2 팀 승리를 이끌고 한시즌 선발 20승 고지를 밟은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에게 경기 후 유창근 장내 아나운서가 던진 질문이다.
니퍼트는 통역을 통해 "나는 어린 시절 외진 시골에서 힘들게 생활했다"고 말하다가 갑자기 말을 멈췄다. 복받쳐오르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니퍼트는 감정을 다스린 뒤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질문에 대한 대답을 마쳤다.
사연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니퍼트는 수훈선수 인터뷰가 끝나고 "내가 자란 곳이 미국의 시골, 작은 동네인데 나는 어릴 때 메이저리그에서 뛰면서 야구 선수로 성공하겠다는 꿈이 있었다. 그러나 주위에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걸 다 이겨내고 오늘처럼 성공했고 힘들었던 기억이 나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니퍼트가 지금 뛰고있는 무대가 비록 메이저리그는 아니지만 니퍼트는 KBO리그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동료들의 존경을 받는 최정상급 선수로 우뚝 섰다.
니퍼트는 이날 시즌 20승(3패)을 달성하면서 역대 최고령(35세4개월7일), 역대 최소경기(25차례 등판) 20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니퍼트는 "SK 타자들은 좋은 선수들인 것 같다. 초반 직구가 공략당해 힘들었는데 타순이 한바퀴 돌고 포수 양의지와 상의해 스피드를 줄이고 변화구 위주로 던진 것이 통했다"고 말했다.
이어 니퍼트는 "경기가 끝나고 기록에 대해 들었다. 나도 그렇고 팀 동료들 모두가 열심히 했기 때문에 기록 달성이 가능했다. 동료들은 내게 가족, 형제들과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내가 뛸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 마지막은 두산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니퍼트는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며 "누군가에게 꿈이 있다면 다른 이의 말을 의식하지 말고 자기 의지대로 꿈을 펼치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