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이송 한 번에 200만 원"…'억'소리나는 사설 구급차

정상가의 20배가 넘은 환자 이송비 요구

B 씨의 사설 구급차 업체 사무실 (사진=박형주 기자)
한 사설 구조 업체가 환자 구급차 이송 비용을 정상가의 20배가 넘는 200만 원을 받아 환자 가족 측이 환불을 요구하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전남 순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 씨의 오빠(69)는 지난 30년간 조현병이라고 불리는 이른바 '정신분열증'을 앓아왔다.

A 씨는 지난 6월 초 이 오빠를 순천시내 집에서 불과 25㎞ 떨어진 순천시 낙안면의 한 병원으로 입원시키려고 했다. 승용차로 30여 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그러나 오빠의 거절로 가족들이 승용차로 직접 모시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다른 방법을 구하던 중 집 근처에 있는 한 사설 구급차 업체를 소개받았다.

A 씨는 이 업체 사무실에서 업체 측과 이송 방법, 비용 등을 상의했으나 업체 측 대표 B 씨는 "비용 부분은 이송후 계산하자"고 자꾸 회피했다.

이어 B 씨는 요금이나 일어날 수 있는 일로 인해 어떠한 것도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내밀며 서명 날인을 요구했고, 경황이 없던 A 씨는 얼떨결에 서명을 했다. 그러나 이 서명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다음 날인 6월 7일 B 씨는 사설 구급차로 도우미 2명과 함께 A 씨의 오빠를 병원으로 무사히 옮긴 뒤 곧바로 현장에서 이송비용으로 2백만 원을 요구했다.

A 씨는 깜짝 놀라 "금액이 너무 과하다"고 했으나 B 씨는 오히려 '아는 얼굴이라 적게 받는 것'이라며 배려하는 척했다. 게다가 계좌이체는 거부하며 무조건 현금만을 요구해 그자리에서 200만 원을 지불했다.

A 씨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송비용이 너무 과한 것 같았다. 그래서 인근 광양이나 고흥, 벌교 등지에 있는 응급 구조 차량 회사에 문의해본 결과 순천에서 낙안까지는 간호사 동승시 20~30만 원에 그쳤다.

그러나 실은 이마저도 비싼 것이다. 현행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르면 이같은 사설 구급차(특수구급차)는 기본요금 7만 5000원에 10㎞ 초과시 1㎞당 1300원을 받도록 돼 있다.

이렇게 계산하면 10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 결국 A 씨는 정상가격의 20배가 넘는 비용을 지불한 셈이다.

A 씨는 B 씨에게 전화해 이송 요금이 부당하다고 항의했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인력 동원이 돼 그렇게 됐다는 답변만 내놓았다.

그러나 당시 동원된 인원이라 해봐야 2명에 불과했고, 주변에 문의한 결과 인건비는 시간당 5만 원이면 충분한 것으로 A 씨는 파악했다.

결국 도우미 2명 인건비를 각각 5만 원 씩만 계산해도 20만 원이면 족하다는 계산이다.

A 씨는 "백번양보해 그래도 고생했으니 지불 비용 가운데 50만 원은 받고, 150만 원은 환불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차일피일 미루며 핑계를 대던 B 씨는 지금까지 환불하지 않고 있다. 그사이 A 씨의 오빠는 얼마전 세상을 떠났다.

A 씨는 결국 전라남도에 해결을 요구하며 진정서를 접수했다. 전라남도는 그러나 "행정처분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보건복지부 질의 후 검토하겠다"는 회신을 보내왔을 뿐이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24조 제2항에 의거해 '이송처치료외에 별도의 비용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으나, A 씨의 사례처럼 환자 이송을 위해 부득이한 사정으로 쌍방간 합의에 의해 이송하고 받은 경우 별도의 비용으로 봐야 하는지는 애매하다"고 말했다.

취재진은 B 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휴대전화도 사무실도 통화가 되지 않았다. A 씨도 "B 씨가 이제는 연락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A 씨는 B 씨에 대해 조만간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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