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개쓰레기매립장 저류조 파손·방치가 하수문제 키워

정화작용 저류조 8개월째 작동 중단…악취와 오수 배출 논란 커질 듯

제주하수처리장. (조감도=제주도 제공)
악취와 방류수 수질기준 초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제주하수처리장 문제는 봉개쓰레기매립장 내 저류조가 파손된 채 장기간 방치된 게 사안을 키웠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시 봉개매립장 쓰레기 침출수와 북부광역소각장 음식물쓰레기 배출수를 모아두는 4000톤 규모의 저류조가 지난 1월 폭설에 파손돼 현재까지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이 저류조는 하루 평균 발생하는 쓰레기 침출수 500톤과 음식물쓰레기 배출수 90톤을 제주하수처리장으로 보내는 속도를 조절하고, 정화까지 하는 기능을 맡고 있다.

하지만 파손된 채 장기간 방치되면서 이같은 기능을 상실, 쓰레기 침출수와 음식물쓰레기 배출수가 걸러지지 않은 채 그대로 제주하수처리장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하수처리장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악취와 함께 수질기준을 넘어선 배출수가 그대로 바다로 방류되면서 주변 해역을 오염시키는 등 2중, 3중의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제주하수처리장의 올해 방류수 수질기준 초과일수는 부유물질 141일, 총질소 197일, 총인은 6일 등으로 이미 거름망 능력을 벗어나 ‘하수배출장’으로 전락한 상태다.


이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데도 제주도는 시설 개선 등 기본적인 문제해결은 제친 채 "측정하지 못하는 일부물질이 오수와 함께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돼 미생물까지 죽고 있다"며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더욱이 제주시가 지난달 기자브리핑을 통해 제주하수처리장 문제는 처리 공정별 체류시간이 부족하고, 침출수와 음식물 배출수 증가로 유입농도가 매년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을 뿐 저류조 파손은 은폐함으로써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상황을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고 나서야 제주시는 저류조 복구공사를 지난 8월 돌입, 연내 완공을 목표로 추진중이다.

하지만 제주하수처리장에 보내지는 1일 평균 하수량이 시설용량의 90%인 11만6000여톤에 이르고 있고, 가을철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봉개매립장 저류조 방치까지 가져온 제주하수처리장 문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저류조 복구공사와 함께 처리시설을 따로 갖추기 위해 용역을 발주했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참여환경연대는 13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하수처리장 문제는 도정의 직무유기"라며 책임자 엄정조사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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