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리우 올림픽이 끝난 지도 어느덧 3주가 지났다. 올림픽은 끝났지만, 양궁 대표들은 바쁘다.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갔지만,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전관왕(남녀 개인 및 단체전) 업적을 달성한 덕분에 이런 저런 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당연히 훈련 시간이 확 줄었다.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오른 장혜진(LH)은 "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여운도 가시지 않았다"면서 "행사 일정으로 바쁘게 지낸 탓에 훈련량이 적었다"고 고백했다.
기보배(광주광역시청)도 마찬가지였다. 기보배는 "올림픽을 마치고 여러 곳에 인사를 드리고, 행사를 다니느라 훈련을 게을리했다"고 털어놨다.
덕분에 지난 7일 끝난 제48회 전국남녀종합선수권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 여자부에서는 홀로 출전한 장혜진이 4위에 그쳤고, 남자부에서도 2관왕 구본찬(현대제철)을 비롯해 김우진(청주시청), 이승윤(코오롱엑스텐보이즈) 모두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6명의 국가대표 모두 다시 활을 잡았다. 올림픽은 끝났지만, 우승 상금 1억원이 걸린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를 비롯해 전국체전, 월드컵 파이널 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구본찬은 "국내대회 32강에서 떨어졌다. 긴장을 놓을 수 없다"면서 "시즌 중이니까 끝까지 해야 한다. 올림픽은 국가대표 구본찬으로 출전했고, 이제는 현대제철 구본찬으로 소속팀에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우진도 "올림픽이 끝났다. 끝난 것은 끝난 것"이라면서 "활을 잡고 있을 때 선수다. 다시 활을 잡았고, 꾸준히 훈련하고 있다. 매 대회가 중요하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특히 10월20일부터 열리는 한국양궁대회는 의미가 남다르다. 우승 상금 1억원이 걸려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올해 5개 전국대회를 통해 가려진 상위 랭커들이 총출동해 실력을 겨룬다. 국가대표 뿐 아니라 고등학생, 대학생, 실업 선수 남녀 각 80명이 출전한다. 올림픽 금메달보다 어렵다는 진짜 국내대회다.
이승윤은 "모든 선수가 다 라이벌인데 그 중에서도 이기기 까다로운 선수가 하나 있다"면서 "우리 팀 이우석이다. 선발전부터 한 번도 못 이겼다. 이번에 만나면 이겨보겠다"고 강조했다.
구본찬도 김우진과 이승윤을 라이벌로 꼽으면서 "큰 산이 하나있다. 같은 팀 오진혁 선수다. 같이 훈련할 때 보면 놀라울 정도로 기량이 좋다. 만나면 힘들 것 같다"고 선배를 극찬했다.
이우석은 종합선수권 챔피언이고, 오진혁은 2012년 런던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다.
장혜진은 "딱히 라이벌을 꼽을 수 없다. 종합선수권에서 대학생에게 졌다. 쟁쟁한 선수들이 많다"면서 "국가대표들은 알고 있는 선수들이다. 국내대회에서는 정보를 모르는 선수가 가장 무서울 것 같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