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핵실험 의도>
북한의 5차 핵실험 실시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최근에 개최된 항저우 G20 정상회담 기간 중에 미중 그리고 한중 간에 미국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둘러싸고 심각한 갈등이 표출되자 북한은 지금이야말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 대한 우려 없이 제5차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아산정책연구원은 천영우 고문은 연구원 긴급진단 에서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이 정치적 의도 때문일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제재가 계속 강화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제재와 압박이 더 강해지기 전해 아직 버틸 만 할 때 빨리 핵실험을 해서 소형화, 경량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조급증도 작용했다"며 "시간이 많고 제재가 버틸 만 하면 천천히 실험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준비가 덜 됐더라도 빨리 해버리는 게 유리하다고 계산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인 9.9절에 맞춰 실험을 했다는 것은, 김정은 정권 자체의 성취를 대내적으로 강조하고 대외 압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간다는 자세를 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핵실험 성과>
아산정책연구원 최강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2년 쯤 뒤에 추가 핵실험을 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8개월 만에 5차 실험을 했다는 것은 상당한 기술적 진전을 이뤘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또 "5차 핵실험의 파괴력이 이전의 두 배쯤 된다는 것도 기술 진전이 빠르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핵물질을 얼마나 썼는지는 아직 확인할 수 없지만, 핵 미사일의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로 가는 속도가 아주 빨라지고 있다는 의미"로 진단했다.
그리고 "소형화된 핵 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으며, 기술적 평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북한은 정치적 의도에 따라 무조건 뭔가를 만들어 낸다는 점으로 서구적 기준만을 적용해 북한의 핵 능력을 평가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 핵무기연구소는 "이번 핵시험에서는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이 장비한 전략탄도로케트들에 장착할수 있게 표준화, 규격화된 핵탄두의 구조와 동
작특성,성능과 위력을 최종적으로 검토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핵탄두가 표준화, 규격화됨으로써 우리는 여러가지 분렬물질에 대한 생산과 그 리용기술을 확고히 틀어쥐고 소형화,경량화,다종화된 보다 타격력이 높은 각종 핵탄두들을 마음먹은대로 필요한만큼 생산할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험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이번 핵탄두 폭발실험은 탄두의 규격화와 표준화 상태에서 미사일에 장착 가능한 탄두를 실제 터뜨려 본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이제는 북한이 미사일에 핵을 탑재하고 쏠 수 있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북한은 지금까지의 실험을 통해 핵탄두의 소형화와 경량화를 달성했다고 봐야한다" 고 분석했다.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5차 핵실험이 지난번 4차 실험 위력의 2배가량이 되는데다 지금까지 5번 중에 가장 셌고 지금까지는 핵폭탄이 터질 수 있는지를 봤다고 하면 이번에는 탄두를 만들어서 탄두가 터지냐를 봤다"고 예상했다.
그리고 "이제 빠르면 연말이나 금년 내에도 실전배치 할 수 있을 그런 태세로 지금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사거리 1,300㎞인 중거리 노동미사일 300여 기와 중장거리 무수단 미사일 30여 기에는 당장 핵무기를 장착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기존의 탄도미사일에 핵무기 장착이 가능하도록 개조하고 핵탄두의 엄폐와 저장시설을 지역에 분산하는 전략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이 주장하는 다종화 의미는 '증폭핵분열무기'나 핵융합폭탄 등의 개발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증폭 핵분열탄은 내폭형 핵 장치에 삼중(三重)수소와 중(重)수소 또는 리튬6 등의 핵융합물질을 주입해 핵분열을 촉진시켜 핵폭발력을 증가시킨 핵무기다.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의 중간 단계로, 보통 40~150kt 이상 수준의 위력을 발휘한다. 소형화가 용이해 미사일 탄두 사용에 적합하다
<전망>
이로써 "향후 대책은 이제까지의 제재로는 턱도 없이 부족하다는 전제하에 제재의 범위와 강도를 새로 디자인해 나가야 하지만, 국제사회는 어느 정도 강력한 제재를 해야 김정은의 의지를 꺾을 것인지 고민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강 수석 연구위원은 "중국에는 굉장히 당혹스러운 상황으로G-20 이후 축제 분위기였는데 북한이 찬물을 끼얹었다"며 "북한의 이번 실험으로 더 강력한 제재로 갈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논의에서 중국이 전처럼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기 어렵게 됐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5차 핵실험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결의 채택 등 모든 수단을 사용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더욱 강력히 압박하기로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9일(현지시간) 긴급 회의를 소집해 성명을 발표하고 추가 대북 제재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핵무장론에 대한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책으로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비롯한 핵무장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의원 등은 9일 북한 핵실험 직후 긴급회의를 갖고 국방 예산 증액 등 대책을 논의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의 핵위협이 이렇게 급속도로 고도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여전히 대북 제재에 의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실장은 "미국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로 미중, 한중 관계가 심각하게 악화된 상태에서 유엔안보리가 더욱 강력한 대북 제재를 채택하기도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설령 상대적으로 더욱 강력한 제재를 채택하더라도 ‘핵강국’을 추구하는 북한이 굴복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과 국제사회는 기존의 실패한 비현실적인 제재만능주의적 사고에서 탈피해 ‘북한의 비핵화’라는 이상적 목표 대신 ‘북핵 관리’라는 보다 현실적인 정책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한국이 핵무장을 하게 되면 북한의 대남 핵 우위는 순식간에 붕괴되고, 북한에게는 멀리 있는 미국의 핵이 아니라 남한 핵이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한국이 핵을 보유하게 되면 사드의 한반도 배치 필요성도 사라지게 되어 중국의 국가이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핵무장론을 역설했다.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남북 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천영우 고문은 "지금 시점에서 남북관계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초현실적인 이야기"라고 했다.
정부는 이날 국회 외통위에서 "국제사회와의 공조 하에 유엔 안보리 및 양자 차원에서 추가적으로 더욱 강력한 제재조치를 강구, 모든 수단을 다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천영우 고문은 그러나 "이번 실험이 성공해 추가 실험이 필요 없는 상황이 됐다면 북한은 핵실험, 미사일 발사 모라토리움을 선언하고 대화를 제안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개발된 핵무기는 기정사실로 만들려 할 것으로 이때 한국과 미국이 한 목소리로 대응할 수 있도록 사전에 정책 공조를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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