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권수립일에 '핵실험' 강행…무엇을 노리나?

(사진=자료사진)
북한이 9일 정권수립일을 맞아 5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북한의 1~4차 핵실험은 대개 2~3년의 시차를 두고 한 것과는 달리 이번 5차 핵실험은 올 1월 4차 핵실험 이후 불과 8개월 여만에 기습적으로 실시됐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를 비롯한 외신은 최근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평소보다 활발한 인원과 차량의 움직임이 관측됐다고 보도했지만, 핵실험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언론 보도는 나오지 않았다.


북한이 핵무기 운반·조립, 계측장비 설치, 차량·인원 소개작업 등 핵실험을 예고하는 결정적인 징후 없이 기습적으로 핵실험을 감행한 것은 국제사회에 미칠 충격을 극대화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최근에 개최된 항저우 G20 정상회담 기간 중에 미중 그리고 한중 간에 미국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둘러싸고 심각한 갈등이 표출되자 북한은 지금이야말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 대한 우려 없이 제5차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북한이) 조기에 수소폭탄과 소형화된 핵탄두를 보유하고자 하는 김정은의 '핵강국' 건설 의도를 분명하게 드러냈다"고 말했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이날 실시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이날은 북한정권이 수립된 것을 기념하는 9·9절로 우리의 8·15 정부수립일과 같은 무게를 지닌다.

북한은 1948년 이날 정권 수립을 기념하기 위해 조선노동당 창건 기념일인 10월 10일과 함께 북한의 사회주의 5대 명절 중의 하나로 취급하고 있다.

김정은이 핵실험을 이날 정권수립일에 맞춰 실시한 것은 자신의 지도력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체제 결속을 꾀하고, 미국 등 국제사회를 겨냥한 위협 강도를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핵시험은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를 부정하면서 자위적 권리행사를 악랄하게 걸고드는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들의 위협과 제재소동에 대한 실제적 대응조치"라면서 "적들이 우리를 건드린다면 우리도 맞받아칠 준비가 돼있다는 우리 당과 인민의 초강경 의지의 과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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