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동욱(로케이션 매니저)
이제 추석 황금연휴가 코 앞입니다. 친지들 모여서 명절 치르고 나면 남은 시간에는 어딜 좀 떠나볼까, 이런 고민하는 분들 계실 거예요. 그래서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좀 특별한분으로부터 특별한 장소를 추천 받아볼까 하는데요. 로케이션 매니저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영화 속 드라마 속의 명소를 찾아내고 섭외하는 분들을 말하죠. 20여 년간 현장을 누벼온 로케이션 매니저 김동욱 씨 연결해 보겠습니다.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현정> 로케이션 매니저라는 게 장소를 섭외하고 발굴하고 이런 분이라고 소개하면 되는 건가요?
◆ 김동욱> 대본상에 있는 극중 배경 장소를 읽고 그 장소 내용에 맞는 곳을 찾아서 촬영 현장에 담아내는 그런 작업을 하는 직업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예를 들면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차태현 견우가 서 있던 나무가 있던 곳. '건축학개론'의 바닷가 집. 이런 게 다 로케이션 매니저가 발굴해낸 장소인 거예요.
◆ 김동욱> 그렇죠.
◇ 김현정> 김동욱 씨는 그 동안 몇 편이나 하셨어요?
◆ 김동욱> 한 20여 년 동안 한 100여 편 정도 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100여 편. 그 중에 어떤 어떤 작품들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 김동욱> 잘 아실런지는 모르겠지만 눈의 여왕, 나쁜남자, 그 다음에 비, 공효진 씨가 출연했던 상두야 학교가자, 드라마 했었습니다.
◇ 김현정> 드라마를 많이 하셨군요. 그러면 한 드라마를 맡게 되면 거기 나오는 모든 장면들은 한 감독이 한 로케이션 매니저가 다 책임지는 건가요?
◆ 김동욱> 그렇죠. 주말 연속극 같은 경우에는 한 6개월 정도 방송이 되니까 한 7, 8개월 정도. 한 주에 제가 찾아야 될 장소가 몇 십 개 정도 되죠. 한 회 방송 되는 게.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럼 숨겨진 곳을 발굴하는 로케이션 매니저들만의 노하우 같은 게 있습니까?
◆ 김동욱> 예전에는 정말 전화번호부책 들거나 아니면 지도책 들고 다녔는데 요즘은 인터넷이 너무 많이 좋아져서 거기에서 정보, 자료들을 많이 얻고 있죠. 사진을 보면서 사진을 찍었던 그 분께 메일을 보내서 장소를 여쭤보는 경우도 있고요. 그리고 요즘 위성으로도 많이 볼 수 있잖아요. 그래서 사전에 미리 보고 가서 주변을 좀 더 둘러보고 찾는 경우도 있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진짜 닥치는 대로 보고 두리번거리고 자료 찾고 하면서 마음에 드는 장소가 있으면 전화 걸고 메일 보내고 어떻게 해서든지 알아내는 거네요.
◆ 김동욱> 그렇죠. 알아내야죠.
◆ 김동욱> (웃음) 제 주변에도 그런 분들이 계셔서. 드라마 특성상 좋은 장면을 찍고 편집하다 보니까 그 부분들만 화면에 비춰지는데 실제로 가보시면 실망하는 분들이 많아서. 사실 이렇게 좋은 장소 추천해 달라고 말씀하실 때 제일 난감하더라고요. 또 실망하실까 봐 (웃음)
◇ 김현정> (웃음) 알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년이나 이 일을 해 오신 분이기 때문에 우리가 그래서 여쭙습니다. 이번 황금연휴에 어딜 가고 싶다. 그런데 잘 알려져서 사람 바글바글한 곳 말고 좀 색다른 곳을 가고 싶다 하는 분들을 위해서 영화 속, 드라마 속의 장소 좋았던 곳 많이는 말고 한 3곳 정도만 추천해 주시죠.
◆ 김동욱> 일단 갈대밭이 가을에 어울리는 장소이기도 해서, 충남 서천에 있는 신성리 갈대밭.
◇ 김현정> 이건 뭐의 배경이 됐습니까?
◆ 김동욱> 여기는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를 촬영했던 곳이고요.
◇ 김현정> 있었죠. 이영애 씨 나왔던 그 영화.
◆ 김동욱> 네, 맞습니다. 송강호, 이병헌 씨. 이영애 씨 이렇게 주연을 했던 영화였었죠.
◇ 김현정> 거기서 무슨 배경으로 나왔죠? 이 갈대밭이?
◆ 김동욱> 원래는 휴전선 근처에 있는 비무장지대를 설정해서 촬영 했는데 실제로는 촬영할 수 없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김동욱> 그래서 이곳에서 낙서 같은 것을 지워놓고 촬영들을 했었고요.
◇ 김현정> 그러면 거기서 신하균 씨가 지뢰도 밟고 하는 그 배경이 된 곳이 신성리 갈대밭이에요? 이쪽 지역 계시는 분들은 여기 한번 가보시라. 또 어디 있습니까?
◆ 김동욱> 그리고 경상남도 하동에 청학동 마을이 있어요.
◇ 김현정> 청학동 마을.
◆ 김동욱> 네, 잘 아시죠?
◇ 김현정> 알죠.
◆ 김동욱> 바로 위에 위치해 있는 삼성궁이라는 곳이에요. (청학동 쪽) 입구에서부터는 주변 환경이 웅장하고 좋습니다. 여기는 저희가 사극 드라마 '대왕의 꿈'을 촬영 했었는데요. 그 삼성궁 정상 부분에서 화랑들이 무예 연습하는 장면을 촬영했었어요. 여기는 봄에 벚꽃도 굉장히 좋구요. 가을 단풍은 정말. 지금 굉장히 좋은 곳일 것 같아요. 태고의 신비를 느낄 수 있는 아주 고즈넉한 곳이라고 할까요.
◇ 김현정> 태고의 신비를 담고 있는 듯하다.
◆ 김동욱> 네, 아주 좋습니다. 조용하고요.
◇ 김현정> 이 정도 설명 들으면 안 가고는 못 배기겠는데요. 혹시 또 있습니까, 추천하실 곳.
◆ 김동욱> 촬영장소를 돌아다니다 보면 좋은 장소들은 있는데 스태프들이 접근하기에 힘들어서 촬영을 못하는 괜찮은 곳들을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여수 돌산도에서 배 타고 들어가는 금오도라는 섬이 있어요.
◇ 김현정> 여수 금오도.
◆ 김동욱> 해안가 절벽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고요. 낚시하시는 분들은 또 낚시도 굉장히 잘된 곳이라고 해서 낚시도 많이 오시고요.
◇ 김현정> 그래요. 또 있습니까?
◆ 김동욱> 마지막으로 제주도 차귀도 섬 안에 있는 하얀 조그마한 등대인데.
◇ 김현정> 우도, 중도는 알겠는데 차귀도라는 곳이 있어요, 제주도에?
◆ 김동욱> 차귀도는 관광객들이 지나치고 보지 않는 곳인데요. 섬 자체가 오름의 높이 정도로 생겨서 오름 정상 부분에 아주 조그마한 하얀 등대가 있거든요. 그래서 눈의 여왕 촬영할 때 답사차 들어갔다 구경하고 나왔던 곳인데, 여기도 접근성이 안 좋아서 너무 환경은 좋은데.
◇ 김현정> 이곳도 너무 좋은데 아쉬움을 뒤로 하고 돌아와야 했던 그 곳, 차귀도의 등대. 지금 몇 곳 그냥 말로만 살짝살짝 들었는데 저는 벌써 설레는데요.
◆ 김동욱> 한번 꼭 가보시기 바랍니다.
◇ 김현정> 제가 지금 다 적어놨어요. 한 곳, 한 곳 틈틈이 찾아가 보겠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숨겨져 있는 좋은 곳들, 드라마 영화 통해서 많이 소개해 주시고요. 추석도 잘 보내시고요.
◆ 김동욱> 고맙습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김동욱> 감사합니다.
◇ 김현정> 20년 동안 이 일에 종사해 온 로케이션 매니저세요. 김동욱 씨였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