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9월 6.25전쟁의 전세를 뒤바꾼 인천상륙작전 당시 첩보작전 '엑스레이' 작전에 현장 지휘관으로 참전했던 김순기(90) 옹이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을 방문해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했다.
김순기 옹에게 인천은 각별한 도시다. 개성에서 태어난 김순기 옹은 인천 송도중학교를 졸업했다. 1945년 해방병단에 입대해 6.25전쟁에 참전했고 1963년 중령으로 전역한 뒤 현재 일본 교토에 살고있다.
지난 7일 부인 사치코 여사와 함께 방한한 김순기 옹은 이날 오전 인천시 중구 월미공원 내 해군 첩보부대 충혼탑을 찾아 참배했고 오후에는 SK 와이번스 구단의 초청을 받아 야구장을 찾았다.
김순기 옹은 "내가 인천에 있을 때는 인구가 10만 정도였는데 지금 인천의 인구가 300만이라고 하니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엄청나게 발전할 것 같아서 마음이 흐뭇했다"고 인천을 다시 방문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과거에는 한자로 된 간판이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전부 한글이나 영어로 되어있는 것도 나에게는 매우 이채로운 느낌이었다. 이렇게 우리나라가 발전한 것에 미미한 힘이라도 보탰다는 게 내게는 영광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순기 옹은 SK 와이번스의 초청에 흔쾌히 응했다. 야구에 대한 추억을 묻자 "아들이 어렸을 때 TV로 야구를 많이 시청했다. 당시 아들과 내가 좋아하는 선수가 달라 누구를 응원하느냐를 두고 티격태격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프로야구에 대해 "야구장으로 오는 길에 프로야구가 많이 발전해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 보니 66년 전에는 생각도 못할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여 야구를 보고있는데 계속 발전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야구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