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아예 증인에서 제외됐고 증인 채택된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이날 청문회는 기존에 제기된 의혹만 반복하는 수준이었다.
대우조선 분식회계와 부실 상태를 제대로 알고 4조2000억원을 지원했는지를 밝힐 이른바 '최종택 트리오(최경환·안종범·홍기택)가 모두 빠지면서 맥빠진 청문회로 전락한 셈이다.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김기식 전 의원은 "작년 국정감사에서 대우조선 분식 의혹을 제기할 당시 홍기택 산은 회장과 나눈 대화를 공개해달라"는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요청에 "홍 회장은 두 번이나 별문제 없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답했다.
김 전 의원은 "대우조선은 최고재무책임자와 상관없이 현장책임자의 전결권으로 회계처리를 하는 규정이 있었다"며 "미청구공사잔액이란 계정을 통해 분식회계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문제는 홍 회장이 '전결권 규정의 존재를 보고받은 바 없다'고 국감에서 증언했고, 추후에 만났을 때 (전결 규정에 대해) 자기가 속임을 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분식회계 전반의 과정을 설명해줄 홍 전 회장이 청문회에 출석했어야 한다는 아쉬움도 표했다.
김 전 의원은 "홍 회장은 솔직한 분으로 이 자리에 직접 나와서 (이같은 사실을) 증언해 줬으면 좋았을 것”이라며“당시 조선업 회계 기준 어떤 것을 적용해도 분식의 위험이 있었고 결국 정부도 서별관회의 이전에 이미 (대우조선의 분식을 파악하고) 인정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별관회의에 참석했던 핵심 인사들도 청문회 증인채택에서 빠지면서 이날 청문회는 기존의 의혹제기만 반복됐다.
"대우조선해양이 이 지경까지 오게 된 원인이 뭐냐"(더민주 박광온 의원), "대우조선 부실에 대한 판단없이 4조2000억원을 지원했다"(더민주 김종인 의원), "최경환 전 부총리가 대우조선 실사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한 뒤 4조2000억원 지원한 거 맞지 않냐"(새누리 이현재 의원) 등 기존 의혹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오전에는 핵심증인을 채택하지 않은 것과 정부의 자료제출 비협조 등을 따지는 데만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