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돈 없다더니 '안경지갑에 4억·세탁기에 10억'…체납자 적발

국세청, 올 상반기 고액체납자 재산 추적해 8615억원 징수·확보

안경지갑에서 나온 4억 상당 수표와 금목걸이 (사진=국세청 제공)
#1. 서울 강남의 부동산을 팔고 양도소득세 20억원을 체납한 A씨. 80대 노인인 그는 서울의 한 요양원에 살면서 무재산자 행세를 해왔다. 국세청은 A씨가 은행에서 거액의 수표를 입출금하자, 요양원을 수색했고, 그의 조끼 주머니에 있는 안경지갑에서 4억원 상당의 수표와 금목걸이가 발견됐다.

고가 아파트 수색에서 압류된 백남준 선생의 대형 비디오아트 작품(좌), 김중만 작가의 사진작춤 (사진=국세청 제공)
#2. 20억원에 달하는 양도소득세를 신고한 뒤 납부하지 않던 골프장 운영업체 대표 B씨.서울 강남구의 한 고급 아파트 펜트하우스에 들어서자마자 세계적 거장인 백남준 선생의 대형 비디오아트 작품(구입가 4억원)이 발견됐고, 김중만 작가의 사진작품 등 예술품만 수억원 어치가 쏟아져 나왔다.

세탁기에 숨긴 10억 상당의 채권서류 (사진=국세청 제공)
#3. 세무조사를 통해 증여세 50억원을 고지받고도 내지 않고 부인 명의의 고급 빌라에 숨어 살던 사채업자 C씨. 수색 당시 C씨 부인은 "별거하고 있다"며 문을 걸어 잠그고 버텼지만 C씨 거주 사실을 사전에 확인한 국세청은 집 안에 들어가 화장실 물통 아래에 숨긴 수표와 현금 2200만원, 세탁기 속에 급히 숨긴 10억원 상당의 채권서류 등을 확보했다.

미국 시민권자 D씨도 거액의 양도소득세를 체납한 뒤 해외에 살며 부동산 신탁을 이용해 국내 재산을 숨겼지만, 국세청이 이를 찾아내 우선수익권 압류 등을 통해 31억원을 징수했다.

국세청은 8일 올 상반기 고액체납자 추적조사 결과와 재산은닉 적발 사례를 공개했다.

국세청이 올해 1∼6월 고액체납자로부터 징수·확보한 세금은 총 8615억원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1511억원 증가했다.


올 상반기 체납세금 징수·확보 금액 중 현금 징수금액은 4140억원이며 재산 압류 등으로 조세채권을 확보한 금액은 4475억원이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올 상반기 동안 확인된 고액상습체납자와 이를 도운 협조자 137명을 재산은닉 및 협조 등 체납처분면탈범으로 고발했다.

숨긴 재산을 환수하기 위해서 155건의 사해행위 취소소송도 제기했다.

국세청은 "체납자는 재산을 은밀하게 숨기기 때문에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알기 어려운 만큼 국민의 자발적 신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국세청은 은닉재산 신고포상금 제도를 통해 지난해 344건을 신고받아 총 8억5100만원을 지급했다.

국세청 김현준 징세법무국장은 "올해부터 고액·상습체납자 명단공개 기준을 5억원으로 3억원으로 낮춰 대상자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고의적인 재산은닉 체납자에 대해서는 형사고발 등으로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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