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부터 러시아 동방경제포럼, 중국 G20 정상회의, 라오스 아세안 정상회의 등 일정을 보낸 박 대통령은 9일 라오스 공식방문 일정을 마친 뒤 이날 오후 귀국길에 오른다. 이 기간 푸틴 러시아 대통령(지난 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5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6일), 아베 일본 총리(7일)를 차례로 만났다.
이번 4개국 정상회담은 지난 7월 사드 한반도 배치 결정 이후 각각 최초였다. 이에 따라 북핵·사드 문제가 회담의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4개국 모두 '북핵 불용' 입장에는 이견이 없었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 언론 앞에서 "평양의 자칭 핵보유 지위를 용인할 수 없다"고 공개 선언했고, 시 주석도 회담 때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계속 완전하고 엄격히 이행해 나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발표됐다.
미·일 정상도 "우리의 한국 방위 의지는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지 않으면 북한은 더 고립될 것",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형언할 수 없는 폭거다. 유엔 안보리는 물론, 일·한 간 협력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각각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한반도 핵문제는 역내에서 전반적인 군사 대립 완화로 해결돼야 한다"는 정상회담 뒤 발언 역시 우회적 사드 반대로 이해된다. 박 대통령이 "북핵 위협이 제거되면 사드 배치의 필요성도 없어진다"며 '방어 목적'임을 강조했지만 중·러 정상의 인식을 바꾸는 데는 한계가 드러났다.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의 이전이 한일간 합의된 사안이냐를 놓고 논란이 불거졌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회담에서 아베 총리는 "일본 정부가 합의를 이행한 만큼, 한국 정부도 소녀상 문제를 포함해 착실한 이행에 나서달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소녀상 관련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소녀상 이전은 합의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일본이 정반대 입장을 고집하는 것 자체가 위안부 합의의 졸속성을 보여준다는 비판이 나온다.
결국 어느 한쪽이 합의문 해석을 놓고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소녀상 논란은 '장기 미제'로 남을 공산이 크다. 이는 회담에서 도출된 "양국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는 양국 정상간 합의 이행에도 장애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