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벌 공격 땐…검은머리 감싸고 뛰어라

말벌, 천적 털 색깔인 검은색에 공격 집중…자세 낮춰도 소용없어

검은색 머리를 집중공격하는 말벌. 자세를 낮춰도 공격은 계속됐다. (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일반적 인식과 달리 말벌이 밝은 색보다는 검은 색을 집중 공격한다는 사실이 실험으로 밝혀졌다.

올 여름 가야산국립공원 등에서 실험을 벌인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가급적 밝은 복장을 하고, 말벌집을 건드렸다면 머리를 감싼 뒤 최대한 벌집에서 빠르게 벗어나야 한다고 8일 조언했다.

실험진은 먼저 말벌집 근처에 여러 색깔의 천을 감은 공을 매달아 놓고 말벌집을 건드렸다. 집에서 나온 말벌들이 노란색 공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고, 대부분 검은색 공으로 몰려가 공격을 시작했다.


말벌이 밝은 색깔에 더 반응할 것이라는 일반 상식과 정반대되는 공격 패턴이다. 마네킹을 세워놓은 뒤 말벌집을 건드리자, 역시 가장 높은 부위이자 검은 머리털이 있는 머리를 맨 먼저 공격했다.

실험을 진행한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말벌의 천적인 곰이나 오소리, 담비 등의 털색깔이 검거나 짙은 갈색이어서 말벌이 유독 검은 색에 강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말벌의 색깔 공격 패턴 (자료=국립공원관리공단)
또 이번 실험에서는 자세를 낮춘 채 팔을 휘저을 경우 말벌들이 검은 머리 부분을 지속적으로 공격하는 사실도 확인됐다. 벌떼가 달려들면 자세를 낮춰야 한다는 상식도 말벌과는 관계가 없다는 것.

대신 말벌집 반경 15미터 밖으로 달려나가자 벌들이 대부분 공격을 멈췄다. 말벌의 공격을 받는다면 검은색인 머리를 보호하면서, 가급적 멀리 달아나는게 가장 좋다는 결론이다.

이에따라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말벌의 공격을 피하려면 밝은 계열의 옷을 입고, 가급적 모자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말벌은 음악이나 대화에는 크게 반응하지 않았지만 진동에 매우 민감해, 말벌집이 달린 기둥이나 나무에 충격을 주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말벌에 대한 먹이원 분석 결과, 말벌은 많은 양의 나방 애벌레 등 곤충을 잡아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방의 대발생 등을 억제하는 상위포식자로서 생태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앞으로 말벌 생태의 재조명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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