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선원들 표류 중… 정부, 제정신 아닌 회사만 쳐다봐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로 발이 묶인 선원들이 난민처럼 바다를 떠돌고 있는 가운데, 회사가 잘 해결하고 있다던 정부가 실제로는 배 상태를 제대로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1주일째를 맞은 8일, 아직도 한진 소속 선박들은 압류를 피해 공해 위를 떠돌고 있다.

어느덧 비정상 운항 선박이 90척에 육박하면서 한진해운 소속 선원들만 820여명, 다른 회사에서 대절해온 용선 선원들까지 합하면 1000여명이 넘는 선원들이 기약 없이 바다에서 지내고 있다.


보통 국제 항해 선박에는 15~30일분의 생필품을 더 싣는다. 아직까지는 선원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르면 다음 주부터 장거리 항해를 마무리한 배들을 중심으로 생필품 여유분이 바닥나면서 안전 문제까지 일어날 수 있다.

이 때문에 한진해운도 지난 6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있는 '한진유럽호'에 식품을 공급하고, 싱가폴 외항에서 대기 중인 '한진 뉴욕호' 등 항구에 정박한 선박 6척을 골라 생필품을 보급하기 시작했다.

정부 역시 현지 대응팀을 가동해 선박 내 필수품 공급, 재외 선원 보호에 협조하겠다면서 보도자료를 내가며 홍보해왔다.

하지만 정작 정부는 아직도 한진해운의 배들이 어디에 있고 선원들은 각각 몇 명이 타고 있는지, 각각의 배에 생필품이 얼마나 실렸고 얼마나 남아있는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항구가 아닌 공해에 있어 당장 압류를 피할 수 있는 선박들이나 다른 회사에서 빌려온 용선 선원들은 사정이 급하더라도 회사 입장에서 정하는 생필품 지원 우선 순위에서는 뒤로 밀려날 수도 있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부 담당자는 "선박마다 얼마나 생필품이 실려있는지는 아직 파악 중"이라면서도 "부식 등이 부족하지는 않고, 입항만 하면 생필품 공급에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한진해운을 통해 서둘러 자료를 확인하겠다"고 해명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