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일 만의 짜릿함' LG 이병규 "얼떨떨하네요"

'타격감 살아났어요' LG 트윈스의 이병규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경기에서 3점 홈런을 때려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얼떨떨합니다."

LG 트윈스 이병규(7번)에 홈런을 기록한 소감을 묻자 짧은 대답이 돌아왔다. 표정도 그리 밝지 않았다. 홈런을 터트리긴 했지만 아직까지 자기 자신에 만족하지는 않은 듯 보였다.

이병규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 히어로즈전에 6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점 홈런 포함 4타수 1안타 3타점을 올리며 팀의 11-0 완승에 큰 힘을 보탰다.

이병규의 홈런은 7회말 1사 1, 3루 상황에서 나왔다. 넥센의 두 번째 투수 최원태를 상대한 이병규는 가운데로 몰린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7호이자 지난 7월 20일 넥센전 이후 무려 49일 만에 나온 아치다.

전날 넥센전에서 멀티히트로 타격감을 조율한 이병규는 홈런까지 쏘아 올리며 팀의 가을 야구를 이끌 원동력으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이런 활약에도 불구하고 이병규는 웃지 않았다. 아직은 웃을 때가 아니라는 눈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병규는 후반기에 접어들어 타격 페이스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경기력 향상을 위해 2군 무대로 내려갔다가 지난달 28일 다시 복귀했지만 그의 침묵은 계속됐다. 이런 부진 속에 3할에 육박하던 시즌 타율도 2할7푼5리까지 떨어졌다.

이병규는 이런 부진의 원인을 부담감으로 꼽았다. 그는 "잘하려 하다 보니 급해지고, 급해지다 보니 타격이 무너져 부담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담감을 떨치자 이병규의 방망이는 매서워졌다. 그는 "부담감을 버리고 편하게 임하니 잘 풀린 것 같다"며 "홈런을 터트렸을 때는 얼떨떨했다"고 설명했다.

이병규의 부활은 가을 야구를 위해 치열한 순위 다툼을 하고 있는 LG에 반가운 소식이다. 이병규 역시 팀에 큰 보탬이 되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팀과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며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매 경기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병규는 이어 "선수는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시즌 초반에 맛봤던 그 느낌을 찾도록 하겠다"고 열의를 불태웠다.

가을 야구 길목에서 이병규라는 천군만마를 얻은 LG. 그들의 도전이 과연 가을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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