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증인없는 '서별관회의'청문회…'맹탕'될까

새누리당 반대로 일정 마비됐지만 예정대로 오늘부터 열려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당시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이 여당반대로 증인채택이 무산됐다. (사진=윤창원 기자)
8일부터 이틀동안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연석 청문회(서별관 회의 청문회)가 예정대로 열린다.

하지만 앞서 여당의 반대로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당시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 서별관회의 참석자들의 증인채택이 무산된데다, 가까스로 증인으로 채택된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의 출석여부도 불투명해 '맹탕 청문회'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야당은 엄청난 부실에 대규모 분식회계 의혹까지 있던 대우조선해양에 지난해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4조 2000억 원을 지원한 배경에 서별관 회의가 있다는 의혹을 핵심 규명 사안으로 꼽고 있다.

따라서 청와대 서별관 회의에 참석해 대우조선해양 지원 결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최경환 의원과 안종범 수석, 홍기택 전 행장의 증인채택을 강력하게 요구해 왔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강력한 거부로, 결국 홍 전 행장만 증인으로 채택하는데 그쳤다. 핵심 증인 3명 중 1명만 증인으로 채택된 것이다.

이에 더해 가까스로 증인으로 채택된 홍 전 행장의 출석 여부마저 불확실한 상황이다.


홍 전 행장은 현재 해외 체류 중이란 사실만 알려졌을 뿐 어디에 있는지는 행적이 묘연하다. 그는 지난 2월까지 산업은행장을 지낸 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직을 맡았지만, 6월 휴직계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5월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우조선해양 혈세 투입 과정에 박근혜 정부 실세들이 개입했다고 폭로한 바 있어 의혹 해소의 열쇠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됐지만, 현재로서는 출석 가능성이 매우 낮은 상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7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홍 전 행장의 행적이 묘연해) 출석 요구 전달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서별관 회의 참석자들이 청문회에 참석하라는 주장의 취지는 '직접 국민 앞에 설명하고 사과하라'는 것인데, 본연의 취지가 많이 퇴색될 수 밖에 없게 됐다"며 탄식했다.

홍 전 행장이 출석하지 않으면 결국 야당이 주장한 서별관 회의 관련 핵심증인은 단 한명도 출석하지 않게 된다.

야당은 만일 청문회에 홍 전 행장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법에 따라 고발 조치하는 것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의 20대 국회 일정 보이콧으로, 청문회 준비 기간 역시 충실한 청문회가 되기에는 무리였다는 지적이다.

지난 5일 야3당 원내대표는 회동을 갖고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연석 청문회 일정을 연기하기로 합의하고 새누리당에 이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다.

새누리당이 지난 20대 국회 정기국회 첫 본회의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를 문제삼아 일정 전면 보이콧에 들어가면서 국회가 마비돼, 청문회 증인 채택과 자료 제출 등을 위한 실질적인 시간이 침해됐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이를 일축했다.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야 3당은 여야 대표간 합의 사항을 아무런 이유 없이, 아무런 설명 없이 파기하는 데 이력이 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청문회를 준비하는 더민주 소속 한 보좌관은 "일주일이란 시간을 보장해줘도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요청한 자료를 다 받기가 쉽지 않다. 3일동안 충실한 청문회를 준비하기에는 무리가 많다"고 설명했다.

결국 부족한 준비 시간에다 핵심 증인조차 출석하지 않은 채 청문회가 열리는 셈이어서, 이날 청문회가 '보여주기식 맹탕 청문회'에 그치는 것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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