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봉중근 "승리? 이닝과 팀이 우선이었다"

LG 봉중근 (자료사진 제공=LG 트윈스)

위기의 순간 '봉타나'가 돌아왔다.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봉중근을 "임시 선발"이라고 정의했다. 선발진이 난조에 빠진 가운데 허프와 우규민이 1군에 없는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봉중근을 선발로 기용해야 했다.

올시즌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봉중근.

그러나 팀이 위기에 빠진 순간 '봉타나'가 되어 돌아왔다. '봉타나'는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좌완투수였던 요한 산타나의 이름을 빗대 지어진 봉중근의 별명.

봉중근은 5이닝동안 83개의 공을 던져 2피안타 3볼넷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탈삼진도 3개를 솎아냈다.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은 놀라운 호투였다.


봉중근은 "3-4이닝을 책임진다는 목표로 초반부터 세게 던지라는 얘기를 듣고 나갔다. 타자의 타이밍을 잘 빼앗은 것 같아 초반 공 개수가 적었다. 그래서 5회까지 가지 않았나 싶다"며 웃었다.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다. 팀이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신승현에게 넘겼지만 신승현이 2실점하면서 승리 요건을 날렸다.

그러나 LG는 넥센을 5-2로 누르고 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봉중근의 역할이 컸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봉중근은 "승리투수에 대한 생각은 없었다. 팀이 이겼으면 하는 생각 뿐이었다. 오늘은 승리투수보다는 이닝이 우선이었던 것 같다. 2-3선발급들이 빠져있어 중간계투들이 힘들어 한다. 나도 중간계투를 해봐서 그 마음을 안다"고 말했다.

봉중근은 경기 후 팬들에게 "항상 죄송했습니다"는 말로 인사를 건넸다. 무슨 의미일까.

봉중근은 "올해 많이 못 던져 팀에 도움을 많이 주지 못했다. '봉중근은 다 됐다', '나이가 많다'는 말을 들을 때 내가 속상한 게 아니라 팬들에게 죄송했고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오늘 도움이 되어 기분이 좋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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