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첫 승부조작' 박현준 "이제는 사람답게 살고 싶다"

지난 2012년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영구제명 당한 전 LG 트윈스 투수 박현준. 사진은 LG에서 활약할 당시 모습. (사진=자료사진)
승부조작 파문으로 야구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박현준(30)이 조작사건에 대한 반성과 현재 근황을 알리는 장문의 글을 남겼다.

박현준은 5일 SNS에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셨던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진심으로 말씀드리고 싶다"는 말로 글을 시작했다. 이어 "너무 바보 같은 선택이었고 멍청한 짓을 저질러 버렸다"며 "이제는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박현준은 2011년 LG 트윈스에서 활약할 당시 팀 후배인 김성현의 소개로 승부조작에 가담했다. 이같은 사실은 결국 2012년에 드러났고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영구제명 당했다.

프로야구 사상 첫 승부조작 사례로 기록된 박현준 사건은 그를 믿었던 야구 팬들에게 적잖은 충격과 배신감을 안겨줬다. 박현준이 혐의를 부인했지만 결국 사실로 드러나면서 충격은 더했다.

이후 박현준은 법원으로부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700만원을 선고받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받았다.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프로야구계를 떠난 박현준은 사건 이후 고향 전주에 내려가 생활했다. 외부와 접촉을 최대한 피한 탓에 그의 근황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 승부조작 혐의로 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영구제명 당한 전 LG 트윈스 투수 박현준이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장문의 글을 남겼다. (사진=박현준 페이스북 캡처)
박현준에게도 당시의 행동은 지우고 싶은 기억이다. 그는 "정말 사는 게 아니었다. 매일 술만 마시고 맨정신에는 도저히 있을수가 없었다"며 "죽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고 회상했다.

KBO로부터 영구제명된 박현준은 협정을 맺은 메이저리그(MLB)와 일본프로야구(NPB), 대만프로야구리그(CPBL)에서 뛸 수 없다. 그러나 도미니카공화국 리그에서 뛰는 건 걸림돌이 없었다.

야구가 그리웠던 박현준은 지난해 도미니카의 에스트랄레스 오리엔탈레스 구단에 입단 테스트를 받으며 다시 야구공을 손에 쥐었다.

박현준은 "다시 야구장에 설 수도 없고, 서서도 안 되는 사람이지만 딱 한 번만 유니폼을 입고 던져보고 싶었다. 팀에 소속해 훈련하고 너무 꿈만 같았다. (레다메스) 리즈의 팀이었고, (펠릭스) 피에와도 함께 뛰고 좋았다"면서 "더 이상은 욕심이었다. 그래서 한국에 다시 돌아왔다"고 전했다.

박현준이 글을 남기는 데는 선배의 조언이 크게 작용했다. 박현준은 "선배가 "너 이제 벌 받을 만큼 받았으니 이제 그만 숨어지내라. 야구 못하는 것 자체가 벌을 받은 거다'라고 말했다"며 "이 말이 엄청난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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