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도지사 대권 행보…충남도정 우려도

안희정 충남도지사. (사진=페이스북 캡처)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대권 행보가 빨라지면서 충남에서는 어수선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동교동도 친노도, 친문도 비문도, 고향도 지역도 뛰어넘을 것"이라거나 "역사를 한 걸음 더 전진시켜 낼 것" 등의 SNS 글이 사실상의 대권 선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안 지사.

윤석우 충남도의회 의장은 5일, 대권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는 안 지사에게 보다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다. "대권에 도전하려면 도지사(직)은 포기해야 한다"며 직격탄을 날린 것.

"충남에서 훌륭한 인물이 나온다는 것은 축하할 일"이라는 덕담으로 입을 열었지만 윤 의장은 "중요한 것은 대권만 쳐다본다면 도정에 소홀하게 된다는 점"이라거나 "(도지사와 대권) 모두를 거머쥐고 가는 것은 상당히 부담이 될 것"이라는 등 거취에 대한 명확한 입장 정리를 강조했다.

허승욱 정무부지사가 "아직 공식 출마 선언을 한 것은 아니"라거나 "SNS 글은 평소 하던 말을 정리한 것"이라며 대권 행보에 따른 행정 공백 우려를 불식시키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일각에서는 윤 의장이 새누리당 소속이라는 점에 주목하는 이들도 많다. 새누리당 소속의 윤 의장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 지사의 발목을 잡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정파적 분석이 나온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설득력은 있어 보이지만, 그 동안 충남도 공직사회의 인식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 동안 충남도 내부에서는 이 같은 정파적, 당파적 입장과는 무관하게 도지사의 대권 행보에 따른 행정 공백을 우려하는 시선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충남도정에 대한 고민보다 민주주의 철학과 원칙에 대한 고민이 더 많아 보인다" 등과 같은 언급들에서 이 같은 분위기를 쉽게 엿볼 수 있다.

"기회다", "아니다" 등 지지 여부를 둘러싼 갑론을박도 공직사회를 어수선하게 하고 있지만, 정파적 입장과는 무관한 내년 보궐선거 여부도 벌써부터 관심이다. 선거가 치러질 경우 소요되는 선거 비용을 걱정하는 의견들이 있는가 하면, 비용이 들더라도 도지사직을 공석으로 둘 수는 없지 않느냐는 의견들도 엇갈린다.

지난 2010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비용은 258억 원, 2011년도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비용은 113억 원으로 알려져있다.

벌써부터 차기 도지사 선거를 언급하는 이들도 많다. 재선(再選)으로 한 번의 기회가 더 남아있지만, 대권에 도전한 만큼 경선 통과 여부와 상관없이 3선에 도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눈부신 대권 행보에 가려지기는 했지만 "대권 행보는 곧 3선 불출마"라거나 "사실상의 레임덕"이라는 말들이 최근의 것들은 아니다.

도지사직을 포기해야 한다는 윤석우 의장의 견제나 아직 공식 출마선언조차 하지 않았다는 충남도 측의 반박조차 도정의 어수선함을 가중시키는 정치적 논쟁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도정을 책임지고 이끌어가는 안 지사의 보다 깊은 고민과 좀 더 명확한 명분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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