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합차 훔쳐 폐차로 서류 조작…해외 밀반출 일당 적발

절취 차량 (사진=전남 목포 경찰서 제공)
전국을 무대로 승합차만을 골라 훔쳐 폐차로 서류를 조작한 뒤 16억 원 상당을 해외로 밀반출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5일 전남 목포 경찰서는 (지난 2013년 12월 중순부터 지난 7월 초순까지) 전국을 돌며 승합차 70대를 훔쳐 시가 16억 원 상당을 해외에 밀반출한 일당 7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일당은 주차된 승합차를 훔쳐 해외로 밀반출하기로 사전 공모하고 각자 역할을 분담했다.

차량 절도 전과자인 이 모(48) 씨와 최 모(48) 씨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승합차를 물색, 훔치는 역할을 하고, 오 모(45) 씨와 김 모(48) 씨는 이 씨와 최 씨가 훔친 승합차를 무역업자 천 모(4) 씨에게 전달하는 알선 역할을 맡았다.

또, 폐차장에 근무하는 김 모(56) 씨와 강 모(51) 씨는 훔친 승합차를 밀수출하는 데 이용하려는 사정을 알면서도 폐차 관련 서류를 1대당 약 100만 원을 받고 무역업자 천 씨에게 넘겨 이들의 범행을 도왔다.

중고차 수출업에 종사하는 천 씨는 오 씨와 김 씨에게서 승합차를 넘겨받아 폐차장에서 일하는 김 씨와 강 씨로부터 산 폐차서류를 이용하여 인천 송도 중고차 수출단지에서 세관에 허위로 신고하고 훔친 차량을 수출하는 역할을 했다.


이들 일당은 이런 역할 분담을 토대로 총 70대, 16억 원 상당에 이르는 승합차를 훔쳐 폐차인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세관 검사를 통과한 뒤 캄보디아로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승합차 절도 전과자인 이 씨와 최 씨는 '열쇠 커팅기'로 열쇠를 복제하여 승합차의 잠금장치를 해체한 뒤 차량을 운행하고, 차량 이동 시는 CCTV가 없거나 한적한 농로에 주차한 뒤 위조 번호판을 2~3차례 교체하거나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고속도로 통행권을 발권하지 않는 등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고 전문적이고 치밀한 수법을 보였다.

경찰은 지난 6월 14일 새벽 3시 35분쯤 목포시 상동 한 교회 앞에서 발생한 승합차 절도 발생 사건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한 뒤 여러 정황으로 보아 차량 전문절도단의 소행으로 판단하고 즉시 TF팀으로 구성, 수사를 확대해 두 달여 동안의 끈질긴 추적과 수사로 피의자들을 순차적으로 검거해 이들의 조직적 범행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적발한 7명 가운데 승합차를 훔친 이 씨와 최 씨에 대해 특수 절도 등 혐의로, 훔친 승합차를 전달한 오 씨에 대해서는 장물알선 등 혐의로 그리고 훔친 차를 폐차로 속여 해외로 밀수출한 무역업자 천 씨에 대해서는 절도 교사 및 관세법 위반 등 혐의로 각각 구속했다.

경찰은 나머지 3명에 대해서도 장물알선과 자동차 관리법 위반 및 절도 방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같은 수법으로 차량을 밀반출한 조직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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