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시진핑 첫 대면

오늘 오전 한중 정상회담…사드 논의 향배 주목

G20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 항저우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오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한다. 지난 7월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두 정상의 첫 대면이란 점에서 사드 갈등 봉합의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회담에서 북핵 위협을 강조하면서 사드가 북핵 방어용이란 점을 재확인하고,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북핵 해결 역할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사드가 중국·러시아 등 제3국의 안보를 저해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틀 전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같은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한·러 정상이 사드 문제를 포함해 한반도·동북아 안보에 대해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건설적으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박 대통령 선친의 진품 휘호를 선물하는 등 회담 분위기는 실제로 우호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 두 나라는 평양의 자칭 핵보유 지위를 용인할 수 없다"고 북핵불용 원칙의 '립서비스'도 해줬다.

사드 배치에 맹렬한 비판을 가해온 두 나라 중 러시아에서 다소 유화적인 신호가 나타남에 따라, 청와대 일각에서는 중국을 상대로도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G20 정상회의 첫날 박 대통령의 발언에 시 주석이 적극 공감하고 나선 점이 긍정적 신호로 인식된다. 회의를 주재한 시 주석은 박 대통령 발언 뒤 바로 "한국과 중국은 혁신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회원국들도 이런 개념을 함께 공유하길 기대한다"고 호응했다. 회의 종료 직전에도 박 대통령 발언을 재차 인용해 산회를 선언했다.

다만 지난 3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시 주석이 완강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낙관만 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시 주석은 당시 "중국은 미국이 사드 시스템을 한국에 배치하는 데 반대한다.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실질적으로 존중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이틀째 날이자 마지막 날인 5일 회의에 참석해 자유무역 확대를 위한 회원국의 적극적 행동을 촉구한다. 또 기후변화 대응을 새로운 기회로 접근하자는 제안과 함께 우리의 에너지 신산업 정책을 소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회의 중간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 정상과도 개별 양자회담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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