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거제' 첫 콜레라 환자…'복수 오염원' 가능성 촉각

필리핀 다녀온 부산 40대 남성…이전 환자들과 달리 독소유전자 미검출

네번째 콜레라 환자인 부산 거주 남성(47)에게서 기존 3명의 환자와 혈청학적으로 동일한 'O1' 형의 균이 검출됐지만, 독소 유전자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3일 "해당 환자에게서 분리한 콜레라균에 대해 유전자지문분석(PFGE)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존 3명의 환자와 달리 독소 유전자가 검출되지 않긴 했지만, 유전형이 동일한 것으로 나온다면 네번째 환자 역시 같은 오염원으로부터 감염됐음을 뜻한다.

이 남성은 지난달 29일 부산 사하구에 있는 한 식당에서 초밥을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일 곧바로 설사 증상을 보여 이튿날 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현재는 증상이 호전된 상태다.

이 남성은 지난달 24~28일 친구 두 명과 함께 필리핀에 다녀온 것으로 확인돼, 현지에서 콜레라에 감염된 '유입 케이스'일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지난 2013년까지는 해외에서 콜레라균이 유입된 사례가 있지만, 지난 2014년과 2015년에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당국은 네번째 환자를 상대로 필리핀 체류 당시 먹은 음식 등에 대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여행에 동행한 두 사람 역시 자택에 격리한 채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이 남성이 귀국한 뒤 초밥을 먹은 식당과 종업원들을 상대로 벌인 검사에서는 콜레라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함께 식사를 한 부인 역시 콜레라균이 나오지 않았다.

앞서 국내에서 발생한 세 명의 콜레라 환자들에게서는 혈청학적으로 독소 유전자를 보유한 'O1'형에 감염력이 비교적 낮은 생물형인 '엘 토르(El Tor)' 형의 균이 확인됐다.

또 이들 3명은 유전자지문분석 결과까지 동일한 것으로 나왔지만, 국내에 보고된 바 없는 새로운 유형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당국은 해당 유전형 정보를 서태평양 WHO(세계보건기구)와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에도 보내 대조 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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