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은 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현지 브리핑에서 "경제협력 관계를 보건의료와 환경 등 고부가가치 산업 분야로까지 확대하고, 러시아 서부지역 위주였던 우리기업 진출을 극동지역까지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이번 정상회담의 경제분야 성과를 밝혔다.
구체적으로 블라디보스토크 수산냉동창고(5000억 달러), 캄차트카 주립병원 건설(1조7000억 달러), 하바로프스키 폐기물처리시설(1조7500억 달러) 등 3억9500억 달러 상당의 러시아 극동지역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의 참여가 추진된다고 강 수석은 설명했다. 우리돈으로 44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를 위해 양국은 기업교류협력MOU 등 교역·투자협력 분야 4건, 산업협력MOU와 우주활동협력MOU 등 산업·과학기술·에너지 분야 7건, 극동지역 수산투자협력MOU 등 농업·수산·해양 분야 6건, 극동지역 보건의료협력MOU 등 보건의료 분야 4건의 MOU를 체결했다.
과학기술 분야의 경우 러시아의 원천기술과 우리의 응용기술을 결합해 양국 산업기술 경쟁력을 증진시켜 지능정보, 위성시스템 개발 등의 협력체계 기반 마련을 추진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해양 분야에서는 북극에서의 조사연구 협력과 북극항로 협력도 활성화될 토대를 갖췄다는 설명이다.
강 수석은 "참고로 민간 차원에서 해운대 백병원이 극동아시아 철도청과 환자유치 협력MOU를 체결하는데, 5만500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극동러시아 철도청으로부터 향후 상당수의 인원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양국간에는 해양수색구조협정, 공간정보 및 지도제작협력MOU, 고등교육협력MOU 등 3건의 비경제분야 협정·MOU도 체결됐다.
아울러 이번 순방을 계기로 한·EAEU FTA 추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부터 FTA를 위한 양자간 민간차원의 공동연구가 최근 종료됨에 따라, 정부는 조만간 후속단계 조치에 착수한다. 강 수석은 "민간 공동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빠르면 10월경 정부간 협의를 개최해 필요한 후속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세동맹인 EAEU에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키르기즈스탄, 아르메니아 등 5개국이 가입돼 있다. 양자간 FTA를 위해 우리 측에서는 공청회·국회보고 등, EAEU 측은 5개 회원국 각국의 국내승인 절차가 각각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