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상화 합의 자축 새누리, 실제 성과는?

김도읍 수석부대표 "의원님들 성에 차지 않겠지만, 양해를…"

2일 오후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정진석 원내대표가 "국회부의장 사회로 오늘 저녁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하기로 정세균 국회의장과 합의했다"고 발표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우리 모두가 혼연일체가 돼 힘을 한 데 모아 이룬 결과"라며 "의원들께서 보여 주신 정성어린 헌신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또 다시 큰 박수로 화답했다.

전날 정세균 의장의 개회사를 문제 삼아 추경안 처리 등 국회 모든 의사일정을 거부하며 벌인 정 의장과 '투쟁'에서 마치 완승을 거둔 듯한 모습이었다.

실제로 새누리당이 이번 국회 파행 사태를 통해 거둔 성과는 무엇일까?

새누리당이 정 의장을 상대로 내건 요구사항은 크게 세 가지다.

그 세 가지는 이정현 당대표가 2일 밝힌 '추경 처리를 위해 사회권을 부의장에게 넘길 것', '사과', 그리고 '재발 방지 방안 마련'이다.

이 가운데 분명하게 새누리당이 얻은 것은 사회권 이양이다.


사회권 이양은 지난 1일부터 다음 날 새벽에 걸친 여당 의원들의 의장실 농성이라는 강한 압박에도 정 의장이 거부했던 점을 고려하면 새누리당의 승리라 할 만하다.

다음은 사과. 새누리당이 요구한 사과는 "이번 개회사 사태는 정 의장이 여소야대에 처한 여당을 농락하는 것"이라는 정 원내대표 말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듯 여당에 대한 사과가 핵심이다.

그러나 정세균 의장은 2일 새누리당에는 사과하지 않았다.

정 의장은 국회 정상화 합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제 때 민생 현안이 처리 안 된 데 송구하고 유감스럽다"며 '국민 여러분께' 사과했을 뿐이다.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개회사와 관련한 여당 의원들의 많은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한 게 전부다.

여당 의원들이 의장실 밤샘 농성으로 정세균 의장을 압박하며 사과를 요구했을 때 이를 거부한 정 의장이 정진석 원내대표에 말한 내용 그대로다.

마지막, 재발 방지 방안 마련은 2일 합의에서 전혀 언급이 없었다.

이날 합의 사항을 발표하는 정진석 원내대표도 이를 듣는 의원 대부분도 모두 흡족한 표정이었을 때 강효상 의원이 "사과와 재발 방지는 어떻게 된 거냐"고 따지듯 물었다.

다른 몇몇 의원도 강 의원 말에 동조하는 분위기였다.

국회 정상화 최종 합의를 위한 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 참석을 위해 자리를 비운 정진석 원내대표를 대신해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가 나섰다.

김도읍 수석부대표는 "의원님들이 분개도 하시고 성에 차지는 않겠지만, 소수 여당으로서 원활한 국회 운영이 궁극적인 목표이자 지향할 바가 아니겠냐"고 토로했다.

이어 김 수석부대표는 "정 원내대표가 국회의장과 담판을 지은 부분이 다소 부족하다고 느끼시겠지만, 양해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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