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순번제 반대? 뭘 모르는 소리" 간호사 글에 분노

'군기잡기도 당연한 것' 반응에 간호계열 종사자들 갑론을박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간호사들 사이에서 '태움'이라 명명되던 군기 잡기 문화를 두고 간호계열 종사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갈등은 페이스북 페이지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에 지속되고 있다. 2일 오전 기준 138번째 글까지 올라왔다. 논란은 지난 31일 오후 A 씨가 작성한 글에서 촉발됐다.

자신을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대학병원의 간호사"라고 소개한 A 씨는 "별로 '태우지도' 않았는데 신규가 회사에 나오지 않고 있다"고 분개하며 말문을 열었다.

A 씨는 신입 간호사를 '신규'라 불렀고, 간호사들 간에 암묵적으로 행해지는 군기 잡기 문화를 '태움'이라고 칭했다.

그는 "그 신규 출신학교는 수도권 4년제 학교인데, 다시는 그 학교 출신을 뽑지 않을 것"이라며 "임신순번제나 태움에 대한 부정적인 글을 이 페이지에서 많이 보았는데, 아직 학생이어서 다들 모르는 것"이라며 다른 화젯거리를 제기했다.

A 씨는 "병원에 입사하는 순간부터 임신순번제 찬성한다"며 "임신한 선생님 때문에 그 기간동안 혐오 듀티를 몰아서 받게 되는 그 순간부터다. 그리고 태움? 잘하는 사람, 열심히 하는 사람은 다들 좋아하고 예뻐한다. 태움 받을 만한 사람이 태워지는 거다"라고 주장했다.


임신순번제는 의료 기관에 종사하는 간호사들에게 출산휴가나 육아휴가가 한꺼 번에 몰려 인력 공백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순서를 정해 임신하도록 권유하는 관행이다. 지난달 25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를 인권침해로 보고, 관행 개선을 권고하기로 한 바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글을 본 페이지 이용자들은 "임신을 축하는 못해줄 망정 남의 임신으로 받은 듀티가 혐오스럽다니. 무서워서 임신하겠나. 저런 사람이 동료일까봐 무섭다", "저런 문화를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기존 간호사라니 큰 문제다"라는 등 우려 섞인 댓글을 달았다.

이를 확인한 A 씨는 추가로 글을 게재하며 "주로 어린 친구들이 많이 댓글을 적었더라. 우리 병원으로 취업하면 어쩌려고 그러냐"며 "생각 잘 하라. 그래봤자 여러분은 신규다. 곧 만날 수도 있다"는 도발 섞인 주장을 이어가 누리꾼들의 지탄을 받았다.

익명의 이용자는 "'그래봤자 여러분은 신규. 곧 만날 수도 있다'라니…. 모바일 태움 잘 봤다. 연좌제, 임신순번제, 갈굼 합리화까지 종합선물세트다. 인성이 예상된다"며 "랜선 회초리 고맙다"고 비꼬았다.

또 다른 구독자도 "글 읽어봤는데 정말 어이가 없다. 간호학을 전공하는 사람들 말고도 많은 이들이 보고 있는 공간이다. 임신순번제를 찬성한다는 발언, 태움당할 만한 사람이 태워진다는 발언을 할 수가 있냐"고 일갈했다.

전직 간호사였다는 한 누리꾼은 "나는 태움을 당하면서 자살까지 생각했다"며 "어찌됐든 정말 태움 심각하게 당하시는 분들은 간호사 때려칠 각오라면 그냥 들이받아라. 민폐라고 욕해도 좋고 다른 사람만 피본다고 하는데 난 솔직히 후회 안 한다"는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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