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는 중국을 제물로 기분 좋은 출발에 성공했다.
5만명이 넘는 엄청난 관중이 만드는 환상적인 분위기 속에 승점 3점이라는 결과는 분명 의미가 컸다. 하지만 그 속에서 불과 3분 사이에 두 골을 실점하는 모습은 한국 축구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과정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불렀다.
특히 지난 6월 스페인과 평가전에서 1-6으로 대패한 기억을 안고 있는 탓에 이날 중국전의 연속 실점의 충격은 더 클 수 밖에 없었다.
경기 후 슈틸리케 감독은 "첫 번째 실점은 우리 실수로 나왔다. 두 번째 실점은 일부 선수가 아직 경기 감각이나 풀타임을 소화하는데 어려움을 보여 나왔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첫 경기를 어렵게 치른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90분 끝까지 잘할 수 있도록 개선해 가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수비수들도 같은 생각이다. 후반 29분 헤딩 실수로 위하이(상하이 상강)의 선제골의 빌미를 제공한 왼쪽 측면 수비수 오재석(감바 오사카)은 “팀이 수월하게 승리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내 실수로 분위기가 바뀐 것을 동료들에 사과하고 싶다. 다음 경기는 무실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슈퍼리그에서 활약하는 두 명의 중앙 수비수는 중국전의 실수가 오히려 남은 경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
김기희(상하이 선화)는 “역습만 준비하면 되는 경기였지만 우리가 미숙해 실점했다”며 “이런 경험을 통해 우리는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다음 경기는 충분히 무실점으로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중국 슈퍼리그로 활동 무대를 옮긴 홍정호(장쑤 쑤닝) 역시 “3골을 앞서며 이겼다는 확신을 미리 가졌다”면서 “그래도 첫 경기에 이런 모습이 나와 다행스럽다. 2차전은 무실점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굳은 의지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