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는 집' 넥센과 SK의 '실책·불운·부상' 3콤보

'고마워요' 넥센 선발 신재영이 1일 SK와 홈 경기에서 7회 1사까지 무실점 호투에 도움을 준 동료들에게 박수를 치고 있다.(고척=넥센)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SK의 시즌 13차전이 열린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경기 전 염경엽 넥센 감독은 올 시즌 하위권 예상을 뒤엎고 상위권을 유지하는 데 대한 원동력을 밝혔다.


올 시즌 전 넥센은 홈런왕 박병호(미네소타)와 최다안타왕 유한준(케이티), 세이브왕 출신 손승락(롯데) 등이 빠졌다. 여기에 한현희, 조상우 등 필승 불펜이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고, 20승 투수 앤디 밴 헤켄도 일본으로 진출했다 시즌 후반에야 복귀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넥센은 올해 8월까지 당당히 3위를 달렸다. 우승후보로 꼽히던 한화, 삼성 등이 하위권에 처진 점을 감안하면 총 연봉 최하위(약 40억 원)의 반란이었다. 8월에도 13승10패를 거둔 넥센은 66승51패1무 승률 5할6푼4리로 2위 NC에 3.5경기 차 3위다.

염 감독이 꼽은 비결은 노력과 부지런이었다. 객관적인 전력 열세를 벌충할 것은 그것뿐이었다. 염 감독은 "1군에 오르내린 선수들까지 35명 주축들이 충실하게 제 역할을 해줘서 +15승을 할 수 있었다"면서 "다른 팀보다 더 다이빙 캐치를 하고 허슬 플레이를 펼쳐 거둔 성적"이라고 강조했다.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몸을 던진 주루와 수비는 실력으로 바뀌었다. 염 감독은 "수비로 3승, 주루로 5승 이렇게 쌓여 +15승이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참과 신인급들 할 것 없이 주축들은 물론 벤치에 있던 선수들까지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해내며 조화를 이뤘다는 것이다.

9월의 첫날 경기는 올 시즌 넥센의 축소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베테랑과 어린 선수들이 멋진 하모니를 이루며 완승을 거뒀다.

1일 SK와 홈 경기에서 넥센 이택근이 5회 쐐기 2타점 2루타를 날리고 있다.(고척=넥센)
이날 영웅군단을 이끈 선수는 중고신인 신재영이었다. 선발로 등판한 신재영은 6⅓이닝 동안 SK 타선을 안타 5개와 볼넷 4개만을 산발로 내주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삼진 4개도 곁들였다.

시즌 14승째(5패)를 수확하며 신인왕을 예약했다. 최고 구속은 138km에 불과했지만 정교한 제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로 상대 타선을 잠재웠다. 시즌 3번째 전 구단 상대 승리.

타자들도 초반부터 점수를 내며 신재영을 도왔다. 2회 윤석민의 2루타와 채태인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낸 넥센은 4회 무사에서 나온 고종욱의 2루타와 내야 땅볼 2개로 추가점을 냈다.

반면 SK는 실책에 불운까지 겹쳐 대조를 이뤘다. SK는 5회 유격수 헥터 고메즈가 박동원의 땅볼을 놓친 게 화근이 됐다. SK는 후속 김하성의 빗맞은 타구가 1루수 키를 살짝 넘는 안타가 되는 불운까지 나왔다. 잘 던지던 SK 선발 박종훈은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내준 뒤 강판했다.

SK 두 번째 투수 브라울리오 라라는 벤치의 기대와 달리 대타 이택근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넥센은 후속 고종욱의 적시타와 서건창의 희생타 등으로 5회만 4점을 내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8회는 넥센의 파이팅과 SK의 불운이 더욱 극명하게 대비를 이뤘다. 넥센 주장 서건창은 2루타성 타구를 날린 뒤 전력질주로 3루까지 뛰어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이후 상대 폭투로 홈을 밟아 쐐기점을 올렸다.

SK는 김민성의 2루타성 타구를 잡으려던 좌익수 박재상이 중견수 조동화와 부딪혀 쓰러져 업혀 나가는 불운이 또 나왔다. SK는 0-8로 뒤진 9회 나주환의 2점 홈런으로 영패를 면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8-2 넥센의 낙승. 잘 되는 집 넥센과 이날 유난히 풀리지 않은 SK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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