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한 오염원으로 추정돼온 거제 지역 바닷물에서도 콜레라균은 검출되지 않아, 원인 미궁에 빠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에 따르면, 지금까지 국내서 나온 콜레라 환자 3명은 모두 같은 유전형을 가진 균에 감염됐다. 즉 3명을 감염시킨 오염원도 같다는 걸 가리킨다.
하지만 정작 그 정체가 무엇인지는 여전히 분명치 않다. 당국은 거제 지역에서만 유독 환자가 발생한 데 주목, 인근 바닷물 일부가 오염됐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거제 앞바다 6개 지점에서 채취한 바닷물에서는 콜레라균이 나오지 않았다. 질본 측 요청을 받은 해양수산부는 거제 구조라 마을과 와현, 외포항 앞바다 등 3곳에서 각 2개 지점씩 해수를 채취했다. 모두 3명의 환자와 관계가 있는 곳이다.
당국은 1일에도 이들 6곳에서 콜레라균이 기생할 수 있는 플랑크톤을 채집했다. 검사 결과는 사나흘뒤 나올 예정이지만, 벌써 첫 환자가 발생한 지 열흘이 지난 만큼 오염원 규명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15년 전인 2001년 콜레라가 발생했을 때도 당국은 정확한 오염원을 밝혀내지 못했다. 질본 조은희 감염병관리과장은 "그 때도 원인균을 환경검체에서 얻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수 등 환경 검체에서 오염원을 밝히려고 노력하지만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서 환경 검체 검사를 하기 때문에 밝히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국은 혹시 모를 해외 유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번 콜레라균의 유전형 정보를 서태평양 WHO(세계보건기구)와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에도 보냈다.
여기에서 동일한 유전자형이 확인된다면 해외 유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3명의 환자에게서 나온 유전자형은 현재까지 국내에 보고된 바 없는 새로운 유형이다. 질본 측은 "검토 결과는 한 달안에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2001년 이후 256건의 유전자형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216건은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