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의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우리의 주도적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그래야 파국을 막을 수 있고, 또 북핵 문제를 넘어 한반도 통일 과정에서의 이니셔티브(Initiative)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정 의장은 이어 "그런데 최근 사드배치와 관련한 정부의 태도는 우리 주도의 북핵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 의장 발언을 경청하던 새누리당 의원들이 즉각 항의하며 본회의장이 크게 술렁거렸다. 정 의장은 "잘 경청해주시고..."라며 진정을 요구했지만 장내 소란은 20여초간 이어졌다.
그는 "사드배치의 불가피성을 떠나서 우리 내부에서의 소통이 전혀 없었다"면서 "그로 인한 주변국과의 관계변화 또한 깊이 고려한 것 같지않다"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이에 앞서 "쓴 소리 좀 하겠다"며 작심한 듯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문제 등을 비판, 이미 여당의 심기를 건드렸다.
그는 "국민의 공복(公僕)인 고위공직자, 특히 청와대 민정수석이라는 자리는 티끌만한 허물도 태산처럼 관리해야 하는 자리"라며 "그런데 그 당사자가, 그 직을 유지한 채 검찰수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국민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장은 또 "이제 더 이상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수사기관의 신설을 미뤄서는 안된다고 판단했다"며 야당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주장에 힘을 보탰다.
이에 뿔난 새누리당 의원들은 개원식 이후 관례적으로 해오던 국회의원단 단체 사진촬영도 거부한 채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세균 의장이 이날 발언에 대해 사과하지 않을 경우 정기국회 의사일정까지 불참하겠다고 엄포를 놓았고, 사퇴촉구결의안까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