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생존 탑승자 강병기 씨는 1일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주최로 열린 3차 청문회에서 "배가 기운 뒤 장인어른을 찾기 위해 3층 안내데스크 근처에 있는 CCTV를 찾았다"며 "9시 30분까지 봤는데 화면에는 몇 사람이 움직이는 게 보였다"고 증언했다.
비슷한 시각 역시 안내데스크 근처에 있었다는 한 비공개 증인은 "故 양대홍 사무장을 찾기 위해 CCTV를 보게 됐는데 배가 기울고 한참 동안 분명 켜져 있었다"며 "복원된 DVR데이터에는 왜 이 시간대 영상이 없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앞서 복원된 DVR영상에는 사고 당시 16일 오전 8시 46분까지만 나오는데, 이후에도 CCTV가 촬영되고 있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자들이 나오면서 의구심을 더해가고 있다.
세월호에서 사용된 CCTV 제작업체 엔에스뷰 신현철 대표는 이날 참고인으로 나와 "CCTV 모니터가 켜져 있었다면 기록장치도 작동되고 있었을 것"이라며 "이는 복구과정에서 복구가 안 됐거나 사후에 지워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조위의 의뢰를 받아 영상을 분석한 황민구 법영상분석연구소 대표는 "CCTV는 플러그가 뽑혔거나 강제종료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면서 "정전되더라도 같은 현상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DVR 수습이 사고 후 두 달이 지나서야 이뤄졌다는 점과 수습 과정에서 은폐 정황이 목격됐다는 점도 지적됐다.
특조위 류희인 위원은 이날 "선박사고 시 원인 규명의 중요한 단서가 되는 DVR의 회수작업을 해경과 해군은 2014년 6월 22일에야 시작했다"며 "일반적인 기상도 아닌 상태에서 가족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긴급하게 은밀하게 추진한 이유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철근 등으로 인한 과적이 배가 넘어지는 과정에서 복원성을 잃게 만드는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러한 위험을 선사인 청해진해운이나 세월호 선원들은 일찌감치 인지하고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참사 당시 청해진해운의 제주지역본부장을 맡고 있던 비공개 증인은 "세월호는 선수도 높고 배가 커서 겨울 북서풍이 불면 측면으로 바람을 받기 때문에 접안에 문제가 많다"며 지난 2013년 2월 세월호 시험운항 당시 본인이 기록했던 노트를 공개했다.
다만 특조위 측은 CCTV 은폐 의혹이나 철근으로 인한 과적 등의 의혹에 대해 출석을 요구한 증인들이 참석하지 않았고, 선체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명확히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3차 청문회 오후 순서에는 참사 이후 언론보도 통제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해 김시곤 전 전 KBS 보도국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