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무더위가 무색할 만큼 맹활약을 펼친 선수들도 있다. 8월 더위가 오히려 반갑다는 듯 다른 선수들이 맥을 추지 못할 때 발군의 기량을 뽐냈다.
두산 토종 타자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김재환과 공룡 군단의 돌아온 에이스 에릭 해커가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8월의 MVP 강력한 후보들이다.
몰락한 왕조 삼성의 마지막 자존심 최형우와 한화를 지탱하는 4번 타자 김태균, 두산 좌완 토종 에이스 유희관, SK 최정도 8월의 MVP 후보로 오를 만하다. 과연 누가 이 한여름을 가장 뜨겁게 달군 선수였을까.
▲김재환, 8월에도 '히트다, 히트'
김재환은 올해 두산의 최고 히트 상품이다. 요즘 유행어 '히트다, 히트'가 딱 어울리는 선수다. 만년 유망주였던 김재환은 올해 타율 3할4푼6리 33홈런 110타점을 기록 중이다. 109경기 만에 110타점을 올린 선수가 올해 연봉이 겨우 5000만 원이다.
8월에도 대폭발했다. 24경기 타율 3할8푼4리 9홈런 35타점을 올렸다. 월간 타율 7위지만 홈런 2위, 타점 공동 1위다. 득점도 30개로 가장 많았다. 두산이 8월 16승8패, 10개 구단 최고 승률을 올린 원동력이 됐다.
지난달에만 때린 홈런이 통산 한 시즌 최다였던 지난해 7개를 넘는다.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두산 4번 타자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이미 김재환은 지난 5월 생애 첫 월간 MVP에 올랐다. 당시 김재환은 25경기 타율 3할7푼2리 10홈런 28타점을 올렸다. 5월보다 8월 홈런은 1개 적지만 타점은 7개나 많다. 팀 성적도 좋아 두 번째 월간 MVP 수상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해커, 1년 만의 MVP 노린다
NC 에이스 해커의 8월 성적도 빼어났다. 8월 해커는 10개 구단 투수 중 평균자책점(ERA) 1위였다. 1.04, 0점대에 가까운 짠물 투구를 펼쳤다. 5경기 34⅔이닝 동안 자책점은 4점에 불과했다.
4승(1패)을 거두면서 월간 다승 2위였다. 각종 승부 조작 파문으로 어수선했던 NC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줬다. NC가 8월 12승11패 5할 승률 이상을 보이며 2위를 유지할 수 있던 이유였다.
해커는 시즌 초반 부상으로 약 2개월 공백이 있었지만 어느새 11승(2패), 1선발의 이름값을 해내고 있다. ERA 3.06은 이 부문 1위 더스틴 니퍼트(3.11)보다 적지만 규정이닝이 모자라 장외 1위다. 승률도 니퍼트(17승3패, 8할5푼)에 이은 2위(8할4푼6리)다.
다만 팀 성적이 월간 공동 4위인 점이 살짝 아쉽다. 지난해 해커가 MVP를 받았던 8월 NC의 성적은 19승 5패였다.
▲최형우-김태균-최정, 팀 성적 아쉬워
김재환과 함께 월간 타점 1위(35개)에 오른 선수들도 8월 MVP에 도전할 만하다. 최형우와 김태균이다.
최형우는 8월 타율 1위다. 23경기에서 4할1푼3리(92타수 38안타)였다. 김태균, 박용택과 함께 월간 최다안타였다. 다만 홈런이 4개뿐이었고, 삼성 역시 팀 성적이 12승11패, 5할 승률을 간신히 넘긴 게 다소 걸린다.
투수 중에는 두산 유희관이 MVP 후보로 꼽힌다. 8월 5승 무패로 월간 다승 1위다. 탈삼진도 27개로 월간 3위였다. 그러나 ERA가 3.06으로 5위인 게 살짝 아쉬운 대목이다. 김재환과 함께 8월 MVP 후보에 오를 경우 표가 갈릴 수도 있다.
이밖에 월간 홈런 1위 SK 최정도 물망에 오를 만하다. 최정은 8월 23경기에서 무려 10개 아치를 그렸다. 그러나 타점이 20개뿐이고, 팀도 12승13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