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은 8월31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K와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 7-5로 앞선 9회 1사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⅔이닝 동안 안타 1개와 몸에 맞는 공 2개를 내줬지만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올해 첫 세이브 상황에 등판해 거둔 1호 세이브다. 지난해 9월29일 롯데전 이후 11개월 만의 세이브다.
윤석민은 지난해 마무리로 활약하며 30세이브(2승6패)를 올렸다. 그러나 올해는 선발로 전환했고, 4월에만 3번 등판해 1승2패를 기록했다. 이후 어깨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됐던 윤석민은 전날 135일 만의 1군 복귀전에서 1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해 구위 점검을 마쳤다. 이후 다음 날 윤석민이 세이브를 올린 것이다.
이날 세이브는 의미가 있었다. KIA는 마무리 임창용이 부재한 상황이었다. 지난달 27일 두산전에서 상대 2루 주자 오재원에게 위협적인 견제구를 던진 데 대해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마무리 윤석민이 승리를 지켜낸 것이다.
이날 승리로 KIA는 가을야구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58승60패1무, 승률 4할9푼2리로 5위 SK(59승63패)와 승차를 1경기로 벌렸다. 6위 LG(56승61패1무)와는 1.5경기 차.
하지만 윤석민은 불안감도 적잖게 노출했다. 구속이 정상 컨디션일 때보다 낮았던 데다 제구력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진땀 세이브를 올린 것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지만 향후 경기에 대한 불안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9회 2사 후 만루 위기 자초…액땜 될까
이날 윤석민은 9회 한승혁이 첫 타자 김동혁을 삼진으로 잡아낸 뒤 마운드에 올랐다. 2점 차에 아웃카운트 2개를 남긴 상황이면 큰 부담감은 없었다. 더군다나 9번 타순이었다.
윤석민은 대타 김성현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아웃카운트 1개면 세이브와 팀 승리가 결정될 수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윤석민은 '사구의 화신' 최정까지 맞혔다. 1-1의 볼카운트에서 몸쪽 공이 최정의 허벅지를 스쳤다. 2사 만루, 외야로 빠지는 안타 1개면 동점이 될 위기였다.
이에 김기태 감독이 마운드에 올랐고, 윤석민을 다독였다. 마음을 다잡은 윤석민은 4번 정의윤을 맞아 공격적인 투구로 1-2,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다. 결국 2루 뜬공으로 정의윤을 처리해 경기를 매조졌다.
이날 윤석민의 최고 구속은 144km. 150km를 상회하던 전성기에 비해서는 떨어진다. 위기에서 흔들린 제구까지 불안감이 완전히 가셨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구속은 복귀 첫 날인 전날보다 1km 늘었다. 복귀 후 2번째 경기인 점을 감안하면 구속이 늘어날 가능성은 높다.
또 이날 천신만고 끝에 거둔 세이브가 액땜이 될 수 있다. 복귀 후 두 번째 경기 만에 경험한 아찔한 위기가 향후 치열한 순위 경쟁에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윤석민이지만 이날 경기는 훌륭한 멘탈 강화 훈련이 될 수 있었다.
KIA는 윤석민과 함께 김진우, 지크 스프루일 등 투수 자원들이 속속 복귀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경찰청과 상무에서 제대하는 안치홍과 김선빈도 9월 중 가세한다. 투수 최고 몸값 윤석민은 임창용과 함께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선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