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기록적 폭우', 복구 비용 100억 예상

비 그쳤지만 초속 20m 강풍으로 복구작업 난항

무너진 피암터널 모습. (사진=울릉군 제공)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울릉도의 피해규모가 최소 30억원에 달하고 복구를 위해서는 1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울릉군은 피해복구에 모든 힘을 쏟고 있지만 강풍과 높은 파도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울릉도에는 지난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 간 399.2㎜의 물폭탄이 떨어졌다.

강우량은 28일 29.7㎜이었지만 29일에는 무려 220.5㎜를 기록했고, 30일은 147.9㎜가 내렸다. 비가 그친 31일에는 1.1㎜가 왔다.

(사진=울릉군 제공)
특히 울릉군 서면사무소의 자체 측정결과 지난 29일 384.5㎜의 폭우가 쏟아지는 등 30일까지 사흘 간 모두 494㎜의 물폭탄이 떨어졌다.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원인은 한반도 주변의 찬 공기와 제10호 태풍 '라이언 록'이 동해로 끌어올린 온난한 공기가 만나면서 동해에 폭발적인 저기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초속 30m에 이르는 강풍과 지형적인 효과까지 더해지며 말 그대로 '물폭탄'이 쏟아졌다.

사흘 간 이어진 폭우로 울릉군은 폐허로 변했다.

(사진=울릉군 제공)
울릉군에 따르면 이번 비로 울릉읍과 사동 등에서 모두 28채의 집과 자동차 15대가 침수됐다.

울릉일주도로에는 18곳에서 토사가 쏟아져 내렸고, 낙석방지책 4곳과 옹벽 8곳이 파손됐다.


울릉읍 사동리 피암 터널은 산사태로 붕괴됐고, 울릉터널에서 118전대를 잇는 도로는 경사면이 붕괴돼 통행이 끊겼다.

서면 남양천과 사동 1리 복개천 등은 제방이 붕괴돼 범람하거나 범람우려가 높아 주민들이 면사무소 등에 긴급 대피하는 등 32가구 64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사진=울릉군 제공)
도동에서는 산사태로 전신주가 넘어지면서 인근 40여 가구에 정전사태가 빚어졌다.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울릉초등학교 뒤편 주택공사 현장에서 작업을 하던 정 모(66) 씨와 우 모(48) 씨가 쏟아져 내린 토사로 부상을 입었다.

특히 정 씨는 뼈가 부러지는 등 중상을 입어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울릉군은 기상여건이 좋아지는 대로 헬기를 이용해 정 씨를 육지 병원으로 옮길 예정이다.

여객선 운항도 지난 28일부터 차례로 중단돼 포항-울릉 등 5개 항로에서 모두 9척의 발이 묶였다. 현재 사동항 등에는 어선 등 196척의 배가 대피해 있다.

(사진=울릉군 제공)
그러나 피해복구 작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는 모두 그쳤지만 울릉도와 독도에는 강풍경보가 내려지는 등 초속 15~20m에 이르는 강한 바람이 불어 복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또 동해상에 내려진 풍랑경보와 주의보로 선박의 발이 묶이면서 피해복구를 위한 물품조달도 쉽지 않은 상태다.

울릉군은 아직까지 정확한 피해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지만 최소 30억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 피해복구를 위해서는 87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진=울릉군 제공)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국민안전처장관, 행정자치부장관, 국방부장관에게 "빠른 피해복구를 위해 생필품, 인력과 장비, 의료, 예산 등 가능한 지원을 아끼지 말고 앞으로 울릉군민이 재해로부터 안전한 생활이 가능하도록 항구적인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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