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에도 'C형간염' 다수 발생…당국 '돌팔이' 주목

200명 이상 발생 확인…불법 치과·한방 진료로 감염 가능성

전북 순창에서 C형 간염 환자가 다수 발생한 사실이 확인돼, 보건당국이 집단 감염 여부를 놓고 정밀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특히 환자 가운데 상당수는 일명 '돌팔이'로부터 불법 치과 진료나 한방 치료를 받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각종 의약품을 섞어 환자에게 투여하는 이른바 '칵테일 주사' 이외에도, 불법 의료 과정에서 사용되는 '침'이나 '집게'(포셉) 등 다양한 감염 경로가 존재할 개연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31일 질병관리본부와 전북도 등에 따르면, 빅데이터 분석 결과 순창 한 내과 의원에서 200명 이상의 C형 간염 환자를 진료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질본은 전날 순창 지역에 역학조사관을 급파해 조사를 벌였으나, 해당 의원에서의 집단 발생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이 병원이 C형 간염 환자를 다수 진료해온 곳이어서 데이터에 잡혔을 뿐, '발생'과는 무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지 보건당국이 일부 환자들의 진료 기록을 확인해보니, 이 병원이 아닌 곳에서 불법 치과 진료나 한방 치료를 받은 사실이 상당수 발견됐다. 농촌 지역을 떠돌며 싼값에 치과 치료나 침을 놓는 일명 '돌팔이'에 의해 장기간 발생했을 개연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당국은 불법 진료를 받는 과정에서 C형 간염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지목된 내과 의원은 '소규모 지역사회'의 특성상, 증상을 보인 환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몰렸을 뿐이란 것이다.

해당 내과 의원측은 "지금까지 1천건 이상의 C형 간염 검사를 해왔다"며 "감염 환자들 가운데는 불법 치과진료나 한방 치료, 눈썹 문신을 했다고 밝힌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이날 "순창에서 발생한 C형 간염 집단 발병사건은 실제 불법 치과진료행위자(속칭 돌팔이)로부터 불법진료를 받은 환자에게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는 "감염 경로나 원인에 대해 정확하게 밝혀진 사항은 아직 없다"는 입장이다. 정기석 본부장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순창 C형 간염은 현재 조사 시작단계"라며 "정확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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