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신임대표가 당 대표 경선 후보 시절 '사드 반대'를 당론으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당내에서 내년 집권을 위해 전략적으로 당론 채택을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추 대표는 이날 오후 더민주 민주정책연구원에서 주최한 '한반도 사드 배치,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어느정도 (사드에 대한 토론의 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론 채택이 미뤄진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루고 그런 개념이 아니고, 사드에 대해 어떤 토론의 장이 없었지 않나. 이를 더민주가 하고 있는 과정"이라면서 당 대표 경선 후보시절 사드 반대 당론을 정하겠다고 강하게 주장했던 것과는 온도차를 보였다.
추 대표는 전날 사드반대 당론 채택 소신에 변함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이를 고집하기보다는 의원들의 의견 등을 수렴해 따르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더민주는 이번주로 예정된 토론회를 내주로 미루고 당론 여부는 그 이후에 정하기로 했다.
직전 김종인 대표 체제 하에서 내년 집권 전략의 하나로 사드 배치를 당론으로 결정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취한 데 대해 동의하는 당내 여론을 무시할 수 없는만큼, 당장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기 보다는 추이를 보자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 더민주 관계자는 "사드 배치에 대해 대부분의 의원이 반대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집권인만큼 사드반대와 당론채택은 별개로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신임대표로서 내년 대선을 꾸릴 추 대표 역시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 체제로 접어들자마자 김종인 전 대표 체제와 각을 세우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점 역시 추 대표에게는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추 대표는 사드 배치 반대 대신 민생으로 우선 시선을 돌리고 있다.
추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가락시장을 방문해 한 과일 상회에서 성주참외를 들고 웃으며 "참외는 죄가 없다"고 말했다.
또 기자들과 만나 '사드 반대를 당론으로 지정하는 데 고민이 많지 않느냐'는 물음에 "민생은 민생, 사드는 사드"라고 했다. 참외 산지이자 사드 배치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성주를 거론하며 민생과 정치적 사안은 분리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