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벌레·꽃매미…이름만 예쁜 외래충의 습격"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병렬 (국립농업과학원 해충천적연구실 박사)

여러분, 미국선녀벌레, 갈색매미나비충, 꽃매미 이런 이름들 들어보셨습니까? 이름은 참 예쁘죠. 그런데 모두 외래해충입니다. 지금 낯선 이 외래해충들이 기승을 부리면서 추석을 앞둔 농가에 시름을 더하고 있다는데요.

특히 이 미국선녀벌레는 국내에 유입된 지 불과 10년도 되지 않았건만 국내 확산 속도가 굉장히 빨라서요. 저승사자벌레라고까지 불린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국립농업과학원 천적연구실에 최병렬 박사 연결해 보죠. 최 박사님, 안녕하세요.

◆ 최병렬>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미국선녀벌레, 이름은 굉장히 예뻐요. 어떻게 생겼길래 이름이 선녀입니까?

◆ 최병렬> 네. (웃음) 날개 모습이 꼭 옛날에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처럼 생겼다고 해서 그래서 선녀벌레라고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 김현정> 지금 제가 보고 있는 사진은 그 6㎜에서 8㎜ 되는 나방과 매미 중간쯤 되는 것들이 다닥 다닥 다닥 징그럽게 붙어 있어요.

◆ 최병렬> 네네. 맞습니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어디에 서식합니까, 우리나라에서는?

◆ 최병렬> 주로 처음에 들어왔을 때는 산림지에서 증식을 하고 있다가 밀도가 너무 늘어나면 농경지까지 내려오고요. 일부 공공 공원이나 일반 개인 가정의 정원까지 이 벌레가 날아와서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 김현정> 산에 서식하다가 이게 개체수가 늘어나면서 농경지로, 거기다가 민가로 까지, 심지어 요새는 아파트 단지까지 출몰한다면서요?

◆ 최병렬> 네, 특히 방충망 있는 곳에 밤에 빛을 보고 많이 날아오기도 합니다.

◇ 김현정> 방충망에 다닥 다닥 붙어 있는 사진도 제가 보고 있는데요. 근데, 이게 국내에 유입된 지 10년이 지났는데 왜 유독 올해 이렇게 문제가 크게 된 겁니까?

◆ 최병렬> 유독 올해 많이 발생이 되는 건 올해 날씨가 건조하고 엄청 더웠기 때문에 고온건조에 의해 이 벌레 밀도가 많이 증가가 됐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결국은 이것도 폭염 탓이군요.

◆ 최병렬>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별명이 저승사자벌레라는데 단순히 보기에 징그럽다, 미관상 안 좋다 정도가 아니라 어떤 피해를 입히니까 이런 별명까지 붙었겠죠?

◆ 최병렬> 미국선녀벌레가 자체적으로 분비하는 물질이 있습니다. 하얗게요. 유충때 자기 보호를 하기 위해서 그 물질들을 분비를 하는데 그 물질들이 닿으면 농작물 자체가 아주 지저분하게 보입니다.

◇ 김현정> 일단 보기가 지저분하게 보이고.


◆ 최병렬> 두 번째로는, 발생되는 밀도가 굉장히 높고 굉장히 많은 수가 있기 때문에 일단은 징그러움을 느끼게 되죠.

◇ 김현정> 그렇죠. 그게 농작물을 갉아먹거나 죽이거나 이런 건 아니고요?

◆ 최병렬> 대개 모여서 식물에 침을 찔러 식물체의 점액을 빨아먹습니다. 점액을 빨아먹으면 점액을 빨아먹고 나서 배설을 하는 물질을 감로라고 얘기를 하는데요. 이 감로를 배설하면 식물 자체가 생장하는 속도도 늦춰지게 되고, 생물체 위에 감로가 뿌려지면 병원균이 달려드는데요. 그런 병원균이 달라들어 시커멓게 변색이 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하얗고 징그럽게 막 껴 있으니까 작물의 상품성을 떨어뜨리는 거고, 거기에다가 배설물이 또 병원균을 찐득찐득하게 달라붙게 하는 역할을 하고 이래저래 농민들이 걱정할 수밖에 없겠네요.

◆ 최병렬> 그렇죠.

◇ 김현정> 외래종인 어종 배스, 블루길, 황소개구리 이런 것들은 그 당시에 어떤 목적을 가지고 우리가 의도적으로 수입을 했다가 화를 불러일으킬 경우 잖아요. 그런데 이 해충은 목적이 있어서 일부러 들여온 건 아닐 테고 처음에 어떻게 미국에서 우리나라로 유입이 됐습니까?

◆ 최병렬> 저희들이 추측하기로는 FTA에 의한 수입 농산물이 많아지면서 수입 농산물에 따라 들어오지 않았을까 이렇게 추측을 합니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선녀벌레뿐만 아니라 외래 해충들, 낯선 것들이 많이 들립니다. 어떤 게 있죠?

◆ 최병렬> 2005년도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꽃매미가 있는데요. 꽃매미는 이렇게 밀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관리를 하면 피해를 많이 줄일 수가 있고요. 반면 갈색날개매미충이라고 해서 2010년도 들어왔지만 지금 서해안 충남지역, 충북지역, 전북지역, 전남지역, 경남까지 발생이 많이 되고 있는 그런 실정입니다.

◇ 김현정> 우리 농작물에는 다 해를 주는 외래 해충들. 예방법을 우리가 좀 생각해야 될 것 같아요. 결국은 외국과의 거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외래종을 좀 피할 방법이 들여오는 걸 피할 수는 없을 것 같고요. 어떻게 예방 해야겠습니까?

◆ 최병렬> 증식이 되지 못하도록 천적을 도입해서 방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 방법 괜찮네요.

◆ 최병렬> 외래에서 유입하는 해충들은 국내에 대개 천적들이 없기 때문에 한 번 들어오고 나면 기하급수적으로 밀도가 증가되는 현상들이 나타나는데요. 그래서 대부분 보면 외국 같은 경우에 미국선녀벌레가 미국에서 유럽으로 들어갔는데 이탈리아 쪽에서는 미국선녀벌레의 천적인 집게벌을 미국 측에서 도입해서 박살을 냈습니다.

그러니까 16년 정도 지나고 나니까 이탈리아에서는 미국선녀벌레가 발생이 아주 낮게 나타는 현상을 보이는데요. 우리나라도 천적을 도입을 해서 방사를 한다면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데 반면 시간이 좀 많이 걸리는 그런 단점이 있습니다.

◇ 김현정> 시간이 오래 걸리고, 또 언뜻 생각에 그러다 그 외래종 때문에 외래 천적 때문에 또 생태계고 교란되는 건 아닌가? 이 걱정도 살짝 들기는 해요, 박사님.

◆ 최병렬> 천적을 도입할 때는 우리나라에 있는 유익한 벌레들에 대해서 부작용이 있는지 없는지 다 체크를 한 후에 도입을 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아무쪼록 걱정입니다. 폭염 때문에 여러 가지 희한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는데 외래해충이 번성하는 문제 역시 만만히 볼 건 아니다 싶네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병렬> 네, 수고하십시오.

◇ 김현정> 국립농업과학원의 천적연구실 최병렬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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