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야당' 깃발 든 '추다르크호號'…기대와 우려 교차

朴대통령 역사인식 직격탄…"마땅한 野 역할" vs "수권준비 정당답게 행동해야"

29일 공식 출항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호(號)가 첫 행보에서 '선명야당'을 기치로 내걸고 나섰다.

공식적으로는 '민생'과 '국민통합'을 제시하고 있지만 메시지와 행보에는 청와대와 정부·여당과 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추미애 대표 등 신임 지도부의 이런 행보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야당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는 기대감과 "수권정당을 지향한다면 책임질 수 있는 만큼 행동해야 한다"는 우려가 교차한다.

◇ 추미애, 박근혜 처럼 통합과 민생 외쳤지만…

추 대표가 이날 첫 공식행보에서 내건 콘셉트는 통합과 민생이다. 추 대표는 이날 신임 지도부와 함께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정세균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잇달아 만나며 통합행보를 이어갔다.

추 대표는 그러나 자신의 통합과 민생은 박 대통령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를 것임을 분명히 했다. 추 대표는 이날 주재한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정부는 안타깝게도 임시정부를 부정하려 한다"며 "이는 우리 역사를 부정하고 현재를 부정하고 헌법을 부정하는 일"이라며 박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앞으로 박대통령께서도 그동안 연속 3년이나 불참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과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 동안 단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제주 4·3 희생자 추모식에 참여해주길 당부드린다"고 꼬집기도 했다.


추 대표는 또 "(특별조사위원회 활동기한 보장을 요구하며) 세월호 유가족 단식이 13일째인데, 어찌 보면 생명마저도 위험한 상태로 갈 수 있다. 우리 당이 이 문제를 푸는 데 더 노력하겠다고 말씀드리는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며 첫 현장일정으로 단식 농성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추 대표는 이 자리에서 "세월호 대책위원회를 원내대책위에서 당 대책위로 격상하고 야3당이 공조를 통해 국회차원의 대책이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으니 저희를 믿고 단식을 멈춰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 당론 채택은 아직 언급하지 않았지만 추 대표가 경선 때부터 강하게 반대 입장을 밝힌 만큼 조만간 정식으로 당 입장을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여당에 대한 추 대표의 인식은 각 당 대표들과 상견례를 가진 자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추 대표는 이정현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집권당 대표로서 당정청의 가교 역할을 하셔야 하니 민심을 잘 읽어내고 또 전달해주면 국민을 위한 좋은 정치가 나올 수 있다"며 "민심이 바라는 것을 제가 잘 전달할 테니 제 목소리를 국민의 목소리로 잘 경청해 달라"고 뼈있는 요청을 했다.

그는 박지원 위원장과는 10분여동안 공개면담 이후 비공개면담까지 진행했고 심상정 대표와는 포옹까지 하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이 대표와는 5분여동안 공개면담을 하는데 그쳤다.

◇ "제1야당으로서 당연한 역할" vs "수권준비정당답게 책임있는 행동해야"

신임 지도부의 이런 '선명야당' 행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제1야당으로서 당연히 했어야 하는 역할을 이제야 하는 것"이라며 기대감이 나온다.

더민주 한 의원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문제도 처음에는 찬성여론이 우세했지만 우리당이 강하게 반대여론을 주도했고, 결국 반대여론이 찬성여론을 앞서지 않았냐. 사드 문제도 우리당이 주도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면 달랐을 것"이라며 "새 지도부가 그동안 제1야당으로서 당연히 했어야 하는 역할을 이제야 하는 것"이라고 호평했다.

반면 수권정당을 지향한다면 사드 반대 당론 채택 등 행보를 신중해야 한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다른 더민주 의원은 "지도부의 말보다 중요한 것은 지도부가 입 밖으로 꺼낸 것들을 관철시키는 것"이라며 "사드 반대든 세월호 특조위 활동기간 보장이든 지도부가 말만 앞세우는 것은 수권정당으로 지향하는 정당으로서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고 우려했다. 지도부가 실현가능성 등을 감안해 책임 있는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당분간은 신임 지도부를 지켜보자는 의견이 중론이지만 신임 지도부가 '선명야당'과 '수권정당 '중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행보를 보일 경우 새로운 당내 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도 있어 추 대표가 쥔 방향키에 정치권의 눈과 귀가 쏠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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