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장관은 이날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핵 없는 세상 만들기' 국제회의 기조발언에서 "전 세계가 굳건히 힘을 모아 북한이 핵개발 야망을 포기하도록 압박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장관은 "북한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21세기 들어 네 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했다"며 "최근에는 추가 핵실험을 하겠다는 위협까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북한의 핵실험은 풍계리라는 지역에서 실시됐고, 여기서 불과 30km 정도 떨어진 곳에 마을이 하나 있다"며 "방사능 피해에 대한 공식적 조사는 없지만, 이 지역 출신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지역 주민 중 상당수가 암, 심장병, 감각기관 이상, 다리 마비 등의 증상을 겪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북한 정권은 자신들이 민족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으며 우리 후손들이 밝은 미래를 영위해야 할 영토를 파괴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며 "북한의 핵개발은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카자흐스탄은 핵실험장을 폐쇄했을 뿐 아니라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제거했다"며 "카자흐스탄은 결과적으로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었고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중앙아시아의 경제강국으로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홍 장관은 "북한 당국에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말을 전하고 싶다"면서 '핵무기로부터 등을 돌리면 큰 혜택을 얻을 수 있다. 핵 포기 결정 이후 카자흐스탄은 보다 부유하고 안정적인 나라가 됐다"고 지적했다.
홍 장관은 카자흐스탄 정부 초청으로 이번 회의에 참석, 핵무기 없는 세상을 향한 국제사회의 일치된 목소리를 확인하고 이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카자흐스탄이 구소련 최대 핵실험장이었던 자국 동북부 '세미팔라틴스크' 실험장 폐쇄 25주년과 유엔 '핵실험 반대의 날'을 맞아 주최했다.
카자흐스탄은 구소련에서 독립할 당시 다양한 전략핵무기를 보유했지만, 국제사회의 경제지원과 안전보장을 확약받고 1996년 이를 모두 폐기·해체했다.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제르보 사무총장 등을 비롯한 40여 개국 정부 관계자와 국제기구, 비정부단체(NGO) 등이 회의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