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골프 여제로 우뚝 선 박인비(28·KB 국민은행)이 올림픽 무대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박세리 감독과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박인비는 29일 서울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박세리 감독님이 많은 격려의 말을 해줬다"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때도 그 누구보다 좋아해 준 사람이 바로 박세리 감독이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박인비와 박 감독은 환상적인 호흡으로 116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부활한 여자 골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여자 골프의 위상을 드높였다. 박세리 감독의 골프를 보며 자란 '세리 키즈' 박인비의 우승으로 둘의 기쁨은 더했다.
박인비는 "박 감독과 함께 올림픽 무대에 나가 금메달을 일궈냈다"며 "우리는 특별한 운명을 타고난 것 같다. 서로의 궁합도 잘 맞았다"고 밝혔다.
실제 박 감독은 연습라운드에서부터 열성적인 지도로 박인비의 금메달 수확에 크게 일조했다. 박인비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눈물을 보인 이도 바로 박 감독이었다. '세리 키즈'와 진짜 세리가 일궈낸 값진 우승이다.
이날 왼손에 깁스를 하고 모습을 보인 박인비는 추후 일정에 대해서도 밝혔다.
박인비는 "인대 재생을 위해 3주 정도 깁스를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깁스를 풀고 나서도 재활에 3주 정도 매진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이전부터 안고 있던 손가락 부상이다. 그러나 박인비는 눈앞에 다가온 올림픽 무대를 위해 통증을 견디며 경기에 나섰다. 그리고 이제야 제대로 된 치료에 돌입했다.
다만 이러한 부상 탓에 메이저대회 출전은 힘들어졌다.
박인비는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2008년·2013년), 브리티시여자오픈(2015년), ANA인스퍼레이션(2013년),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2013∼2015년)에서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까지 따내며 '골든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만약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제패한다면 5대 메이저대회와 올림픽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는 기념비적인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박인비는 당장 눈앞의 기록보다는 앞으로의 선수생활을 위해 잠시 쉬어가기로 결정했다.
박인비는 2020 도쿄 올림픽 출전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어떤 기분일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는데 그 기분을 해소하는 무대였다"면서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메달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4년 뒤에 있을 일이라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인비는 "일단은 메이저대회에서 많은 승수를 쌓는데 중점을 두고 활동할 계획이다"라며 "많은 선수들에게 모범적인 선수가 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