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목사는 한국 기독교 주요교단의 경남지역 '노회장'을 맡고 있다.
피해여성들이 CBS에 제보한 데 따르면, 경남 창원의 P교회 A(61) 목사는 수년동안 2명의 20대 여성신도를 모텔과 집, 교회 등에서 상습적으로 성추행 해 왔다.
◇ 모텔로 유인해 성추행
A 목사는 통영 출장길에 여자성도 B(26) 씨에게 같이 가자며 동행시켰다.
B 씨는 평소에도 자주 출장길에 동행해왔기에, 별다른 의심없이 따라나섰다.
그러나, A 목사는 창원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는 권사가 모텔을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1실 1주차 시스템에 대해 아느냐? 어떤 곳인지 알아보고 얘기해줘야 한다'며 한 모텔로 들어갔다.
B 씨는 방만 보러 간다던 목사가 방값을 결제하는 것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먼저 들어간 A 목사가 B 씨에게 '올라와 보라'고 불렀고, B 씨가 '괜찮다'며 들어가기 싫다는 거절의사를 수차례 표했지만 A 목사는 계속 올라올 것을 종용했다.
A 목사는 B 씨가 방에 들어오자 입을 맞추고 껴안았고, 옷을 걷어올린 뒤 성추행했다.
당황한 B 씨가 "왜 이러시느냐'며 계속 저항했지만 A 목사는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면서 5~10분간 성추행을 멈추지 않았다.
B 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아니다 싶었지만 일어나지 못하겠더라. 그냥 외간남자면 길을 몰라도 뛰쳐 나가겠지만 목사님이라서 아무 것도 못하겠더라"고 말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A 목사는 자신의 주요 신체부위를 만져보라며 B 씨의 손을 강제로 가져가 만지게했다.
B 씨는 "그 당시, 아무 것도 못했다.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 피해여성의 친구도 성추행
A 목사의 성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B 씨와 친구사이인 C(26) 씨는 더 오래전부터 성추행을 당해왔다고 증언했다.
2013년 12월.
A 목사는 당시 교회 간사를 맡고 있던 C 씨가 위와 장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치료될 수 있게 마사지를 해 주겠다"며 자신의 사택으로 데리고 갔다.
사택에 목사의 부인은 입원중이라 없었다.
목사는 브래지어만 남긴채 윗옷을 벗게 하고 배를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목사의 손이 브래지어를 풀고 성추행했다.
깜짝놀란 C 씨가 소리를 지르자 목사는 "딸아, 괜찮다. 마사지는 원래 이렇게 하는 것이다"며 마사지를 멈추지 않았다. 20~30분 정도 마사지를 했다.
그리고는 팔베개를 하고서 '외롭다', '힘들다' 등의 말을 C 씨에게 했다.
성희롱 발언도 계속됐다.
'남자친구랑은 진도가 어디까지 나갔냐?'고 물어보기도 했고 '가슴 사이즈가 몇이냐?', '너는 작지만 예쁜 가슴이다'고 말했다.
수치스러운 심정으로 누워있는데, C 씨의 눈에 목사의 가족사진이 들어왔다.
C 씨는 "심장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당시 들었던 생각은 딱 하나, 아무도 알게하면 안된다. 내 말을 믿어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 같았다. 말 안하고 참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A 목사의 성추행은 그날 이후에도 계속됐다.
A 목사는 C 씨에게 전화를 걸어 "그때 마사지한 것 또 해야지"라며 이번에는 교회 목양실로 불렀고, 2014년 3월에도 집으로 불러 똑같은 수법으로 마사지를 했다.
A 목사의 성추행은 장소를 가리지도 않았다.
2014년 겨울, 부산에서 열린 컨퍼런스.
A 목사는 C 씨를 자신의 방으로 불러, 엉덩이를 만지는 등 성추행했다.
C 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너무 이같은 패턴에 익숙해져 버리니까 사람이 약간 무기력해지는 느낌이들었다. 나는 이제 힘을 못쓴다는 자포자기한 심정이었다"고 설명했다.
◇ 사임요구했지만 피해여성들만 교회에서 내보내
지난해 6월.
모텔에서 성추행 당한 B 씨가 충격을 이기지 못해, 친구인 C 씨에게 자신이 당한 일을 털어놨다.
그때까지 자신이 겪은 일을 비밀로 해왔던 C 씨도 B 씨에게 자신이 당한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A 목사의 성추행 사실이 공유됐다.
B 씨와 C 씨는 4~5일 후 A 목사를 찾아가 성추행에 대해 항의했다.
그리고 "더 이상 같은 공간에 있을 수 없다. 사임해 달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나가겠다"고 요구했다.
이때 A 목사는 '왜그러냐? 아빠를 이해를 못하냐? 빨리 정리하고 내려갈테니까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답했다.
그러나 A 목사는 자신이 그만두는 대신 7월 초에 피해여성들을 교회에서 내보냈다. 명목은 '국내 선교 파송' 형태였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피해여성들의 상처는 아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A 목사가 아무 일 없다는 듯 목회를 계속하는 것 역시 참기 힘들었다.
교회 내에서 알음알음 소문이 났지만, A 목사는 자신의 행위를 축소시키기에만 급급했다.
이대로 끝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 B 씨와 C 씨, C 씨의 어머니는 지난 21일, 목사부부가 있는 자리에서 성추행 사실을 이야기하며 책임을 지고 즉각 사임할 것을 요구했다.
당시 A 목사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미안하다. 잘못했다. 딸처럼 생각한 것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오는 10월 자신의 노회장 임기가 끝나면 물러난다는 말을 반복했다.
A 목사는 CBS와의 통화에서 "모텔에서 그런 건 평소에 성기능에 문제가 있어 확인만 해 보려는 것이었다. 나쁜 마음으로 하려던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고, "마사지는 치료를 위한 일이었다"고 변명했다.
◇ "원래 아빠와 딸은 그렇게 하는 줄…왜 아빠없는 우리한테"
피해자들은 오랫동안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당하면서도 왜 적극적으로 저항하거나 대응하지 못했을까?
이에 대해 B 씨는 "오래전부터 목양실에 가면 목사님이 항상 뽀뽀하고 포옹했다. 처음에는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저희를 생각해주시고 사랑하는 마음을 아니까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걸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 자체를 죄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목사님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하는 것 자체를 죄라고 생각하게끔 훈련받았고,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보이는 목사님을 하나님처럼 믿고 섬겼다"고 말했다.
C 씨는 "아빠와 딸이 그렇게 하는 줄(뽀뽀와 포옹) 알았고, 저희는 아빠가 없으니까 모르잖아요. 왜 하필 아빠가 없는 저희한테 그랬냐"고 울먹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