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남이 장군' 후손, 탈북 여동생 만난다

29일 방한하는 불가리아 소피아대학 카멘 남 교수 (사진=경기도청 제공)
남이 장군의 19대 후손이자 북한 김책공업종합대학교 전 교수의 아들인 불가리아 국적 카멘 남(Kamen Nam·59)교수가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초청을 받아 29일 오전 수원의 한 호텔에서 북한이탈주민인 이복 여동생을 만난다.

29일 경기도에 따르면 6·25전쟁 직후 북한이 전쟁 중 다친 군인들을 요양과 교육 목적으로 여러 동유럽 공산국가로 보냈고

카멘 남(불가리아 국립 소피아대학 지리학 및 국제안보학)교수의 아버지 남승도씨도 이 가운데 한 사람이다.

남 교수의 아버지는 5년간 불가리아 소피아대학에서 공부하던 중 부상 치료를 위해 다니던 재활센터에서 예카테리나 씨를 만나 결혼했다.

둘 사이에서 1957년 남 교수가 태어났고 아버지 남씨는 1959년 귀국명령을 받고 북한으로 돌아가 김책공업종합대학 교수로 자리 잡았다.


이후 남씨 가족은 재회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고, 얼마 후 어머니가 주북한 불가리아대사관 비서직 근무를 지원, 눈물의 상봉을 했다.

하지만 남 교수는 북한의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불가리아 외가에 홀로 남았다.

어렵게 상봉한 남씨 부부의 평양 생활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아내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많은 박해를 받다가 결국 남씨는 교수직을 잃었고 어머니는 2년 만에 혼자 불가리아로 돌아왔다.

이후 어머니는 재혼도 하지 않고 혼자 남 교수를 키웠고 아들의 성도 그대로 '남'씨를 유지했다.

아버지 남씨는 북한에서 재혼해 1남 2녀를 낳았고, 1989년 사망했으며 남 교수의 이복형제 3명 중 둘째 여동생은 탈북, 현재 서울에 살고 있다.

남 교수의 한국 방문은 남 지사의 초청으로 이뤄진 방한이다.

남 지사는 지난 5월 불가리아 출장길에 현지 한국 공관으로부터 남 교수의 사연을 듣고 만나 한국 초청을 약속했다.

카멘 남(가운데) 교수가 2살 때 아버지·어머니와 함께 (사진=경기도청 제공)
남 교수는 이날 인천공항에서 한국에 사는 '생면부지' 이복 여동생 남모(49)씨와 상봉한 뒤 경기도 화성시 비봉면에 있는 남이 장군 묘를 참배한다. 남 교수는 남이 (1441∼1468) 장군의 19대 후손이다.

30일 오전에는 경기도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지리학자가 본 불가리아 발칸 비경과 한국으로의 여정'이라는 주제로 강의도 한다.

또 여동생과 함께 남 지사 초청 오찬에도 참석한 후 냉전의 산물이자 자신의 인생 이야기에서 빠질 수 없는 DMZ도 방문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남 교수는 냉전과 한반도 분단의 비극을 간직한 채 살아왔다"며 "여동생과 상봉하고 한국을 돌아보는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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