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 콘크리트 옹벽 없앴더니…표범장지뱀 귀환

해변 모래 쌓이고, 염생식물 서식지도 늘어나는 '좋은 변화'

표범장지뱀 (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충남 태안해안국립공원 해변에 있는 콘크리트 옹벽을 철거한지 3년이 지나자 해안생태계가 점진적으로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 2013년 태안해안국립공원 바람아래 해변에 있던 콘크리트 해안옹벽을 철거하고 친환경 복원시설을 설치한 결과, 3년이 지난 현재 해안사구의 높이가 상승하고 염생식물 면적이 늘어나는 등 생태계가 복원 중인 것으로 관찰됐다고 28일 밝혔다.


태안군 고남면 바람아래 해변에 위치한 해안옹벽은 길이가 273m에 달해, 바다와 육지사이의 모래흐름을 차단하고 파도의 세기를 강화해 해안침식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받아왔다.

철거 중인 옹벽(위)과 철거 이후 해변의 모습 (아래) (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이에 따라 1611톤에 달하는 해안옹벽이 철거됐고, 친환경 복원시설인 모래포집기가 설치됐다. 옹벽이 철거되자 그동안 침식이 심했던 해안사구가 복원 3년만에 높이가 15㎝ 상승했고, 갯그령, 통보리사초 등 염생식물의 서식면적이 92㎡ 이상 확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표범장지뱀의 개체군도 2008년 650마리에서 올해 787마리로 최대 130마리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표범장지뱀은 과거 강가나 해안가 모래톱 등에 흔히 서식하는 종이었으나 과도한 개발이나 이용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됐다. 현재 태안해안 바람아래 해변처럼 표범장지뱀이 500개체 이상 집단으로 서식하는 지역은 매우 드물다.

앞서 지난 1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태안해안의 자연생태계 복원곽 관리노력을 인정해 태안해안국립공원의 보호지역 등급을 '카테고리Ⅴ(경관보호지역)'에서 '카테고리Ⅱ(국립공원)'로 변경했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과거 일부 주민들이 해안옹벽 철거를 반대했지만, 전문가와 지자체,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자문협의회를 구성하고 공감대를 형성한 뒤 복원사업을 추진해 결실을 봤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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