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추미애(5선. 서울 광진을) 의원은 27일 전당대회에서 54.03%의 압도적 득표율로 이종걸(23.89%), 김상곤(22.08%) 후보를 제치고 당 대표에 선출됐다.
이처럼 여야는 서로의 텃밭 출신을 각각 사령탑에 앉힘으로써 이전과는 사뭇 다른 정치현실과 마주하게 됐다.
물론 추미애 대표의 당선은 최대 계파인 문재인계의 지지를 얻어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호남의 며느리’란 별명이 말해주듯 친(親) 호남 정서를 갖고 있으면서도 태생적으로는 영남 출신이라는 양수겸장의 장점이 한몫을 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했고 김 전 대통령을 ‘정치적 아버지’로 깍듯이 대했다.
TK 출신 당 대표 카드는 더민주에겐 척박한 영남의 표심을 개척하고 외연을 확장하기 위한 복안이기도 하다.
더민주는 4월 총선에서 호남 패권을 잃은 대신 부산‧경남(PK)과 대구에서 교두보를 확보했다.
부산‧경남에선 김영춘(부산 진구갑), 최인호(사하구갑), 전재수(북구강서구갑), 민홍철(경남 진해시갑), 김경수(김해시을), 서형수(양산시을) 등 8명이 당선됐고 대구에서도 김부겸 의원이 국회 재입성에 성공했다.
김종인 대표 체제에서 제기된 ‘집토끼 산토끼’ 논쟁과 더불어 새누리당과의 중도층 선점 경쟁도 추 신임 대표의 책무로 주어졌다.
비록 호사가들의 입담 수준이긴 하지만 새누리당과 호남 보수세력의 ‘영호남 연대론’도 회자된다.
이 대표 당선은 친박계의 지지와 높은 인지도에 힘입은 바 크지만, 첫 호남 출신 대표라는 상품성을 간파한 여권의 전략적 판단도 크게 작용했다.
우병우 민정수석 문제 등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에 직언을 하지 못하는 등 수직적 당청관계를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새로 출발한 더민주 지도부로선 이런 틈새를 이용해 대여공세의 고삐를 더욱 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추 대표가 여성 대통령과 맞상대하는 첫 여성 야당 당수로서 ‘여인천하’의 한판대결을 어떻게 이어갈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