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성묘객 벌쏘임 주의보…폭염에 개체수 급증

벌쏘임 이송 환자 244명…소방 "벌초 작업 전에 벌집 살펴야"

(사진=자료사진)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벌들의 번식과 활동이 왕성해져 충북 지역에서 벌쏘임 사고가 잇따라, 추석을 앞두고 벌초객과 성묘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25일 오전 청주동물원 내 야산에서 청소를 하던 용역업체 직원이 말벌에 머리를 쏘이면서 구토 증상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앞서 지난 16일 단양의 죽령자연생태공원에서는 풀을 베던 60대 남성이 말벌에 머리와 어깨 등을 쏘여 호흡곤란 증세로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29일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도내에서 벌에 쏘여 구급차로 이송된 환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가량 늘어난 244명에 달한다.

이처럼 벌쏘임 사고가 폭증한 것은 지난주 중반까지 이어진 기록적인 더위가 벌떼의 왕성한 번식을 부채질했기 때문이다.

벌집제거 신고 역시 폭증해 최근 도내에서 소방당국에 접수되는 벌집제거 요청은 하루 평균 120건으로 지난해 2배에 이르고 있다.

촌각을 다투는 교통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응급환자를 살려야 하는 119 구조대의 긴급출동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다.

그렇다고 소방당국이 주민들의 벌집제거 요청을 소홀히 취급할 수도 없는 노릇.

지난 18일 음성군 삼성면에서는 한 양봉업자가 집에 달린 벌집을 불로 태워 없애려다 불이 집 전체로 옮겨붙는 화재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도 소방본부의 한 관계자는 "벌집을 스스로 제거하려다 화재로 번지거나, 벌에 공격당해 생명을 위협받는 경우도 있다"며 "119에 신고해 안전하게 벌집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석을 앞두고 앞으로 벌초객과 성묘객들이 몰리면서 벌쏘임 사고가 빈발할 것으로 우려된다.

청주서부소방서 구조대의 한 관계자는 "벌초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주변에 벌집이 있는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며 "벌이 한두마리라도 보일시 119에 신고해 안전하게 제거한 뒤 벌초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화장품과 향수 사용을 자제하고, 밝은색 계통의 옷을 입지 않는 것도 벌의 공격을 피하는 한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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