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 임박' 손학규, 광폭 행보의 끝은

안철수·박원순·원희룡 러브콜…문재인은 거리두기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더 이상 물러날 데가 없다." (지난달 29일 전남 해남에서 열린 지지모임 행사에서)

손학규 전 통합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여야를 아우르는 인사들을 만나는 '광폭 행보'를 이어가며 정계복귀 '초읽기'에 들어갔다.

손 전 고문의 행선지를 두고 더민주로의 복귀와 국민의당으로 입당, 제3지대행(行) 등 다양한 예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다만 손 전 고문의 행보에서 더민주의 '대주주'로 꼽히는 문재인 전 대표는 다소 비껴있어 손 전 고문이 더민주로의 복귀보다는 더민주 밖에서 활로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손 전 고문은 더민주 전당대회가 열리는 27일, 전남 목포에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단독 회동을 갖고 향후 행보 등에 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두 사람의 회동은 지난 6월 3일 목포에서 열린 '이난영 가요제'가 끝나고 비공개 단독 회동을 벌인 지 2개월 만에 다시 이뤄지는 것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우측)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청구동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자택을 방문해 김 전 총리와 환담을 나누던 모습.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앞서 손 전 고문은 지난 13일에는 김종인 전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서울 모 호텔에서 2시간여 동안 비공개 단독 만찬 회동을 했고, 지난 16일에는 전남 강진을 찾아온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장시간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에는 고(故) 박형규 목사 빈소에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를 만나 15분 동안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이렇듯 전남 강진 만덕산 흙집에서 머물고 있는 손 전 고문의 '하산'이 임박한 가운데 그의 정확한 정계복귀 시기와 행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다만 정치권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추석 전 복귀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손 전 고문 측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아울러 손 전 고문의 그동안의 행적을 감안하면 정계복귀를 하더라도 '더민주행(行)'은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김종인 대표는 지난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그분(손 전 고문)이 과거에 더민주 대선 경선 과정에서 투표방식 때문에 상당히 노여움을 겪었던 것 같다"며 "그러한 제도가 존속하는 한 더민주에 오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도 26일 당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일반적으로 야당에서 여당으로 가면 비난의 대상이 되지만, 여당에서 야당으로 가거나 야당에서 야당으로 가는 건 우리 입장에서 볼 때 비난의 대상이 아니고 오히려 찬사의 대상 이었다"며 손 전 고문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을 탈당한 뒤 대통합민주신당(현 더민주)으로 자리를 옮길 때와 더민주를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이적하는 상황은 분명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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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더민주의 유력 대권주자인 문 전 대표 측은 간헐적으로 손 전 고문 에 대한 접촉을 하고 있을 뿐, 다른 잠룡들처럼 직접 접촉을 추진하지는 않고 있어 손 전 고문이 문 전 대표와 손을 잡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손 전 고문 측 관계자들은 "총선 전 문 전 대표 측으로부터 몇 번 연락이 오긴 했지만 문 전 대표가 직접 나서 손 전 고문과 회동을 추진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손 전 고문 측 다른 관계자 역시 "손 전 고문이 더민주 당적을 갖고 긴 하지만 그분에게 그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냐"며 "정계복귀 이후 어디(더민주와 국민의당, 제3지대 등)에 베이스를 두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도 않고 큰 의미가 없다"며 손 전 고문의 더민주 잔류에 부정적인 기류가 있음을 내비쳤다.

한편 엿새 전 안철수 전 대표를 만난 손 전 고문은 조만간 안 전 대표와 다시 만나 '저녁이 있는 삶'과 '격차해소'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저녁이 있는 삶'은 손 전 고문이 2012년 당시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내세운 구호이고 '격차해소'는 안 전 대표가 시대정신으로 꼽은 것으로 두 사람의 회동이 손 전 고문의 국민의당 입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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