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에 김정은이? '김정은 분장' 남성 "저, 무사해요"

"관중석서 북한선수들이 김정은인 줄 알고 인사"

사진=인디펜던트 화면 캡처
"다행히도 저는 무사합니다."

2016 리우 올림픽 기간 유명 선수 못지 않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사람이 있다. 바로 호주계 홍콩인 하워드(37)다.

하워드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똑같이 따라한 복장과 머리스타일, 행동거지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가 22일(한국시간)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폐막식에 나타나자 관중들은 줄서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다국적(중국·호주·브라질) 연주그룹 '보사 네그라'(Bossa Negra)의 프로듀서이자 김정은 대역배우로 활동하는 그는 24일 인디펜던트와 인터뷰에서 "스스로 '김정은을 닮았다'고 깨달은 순간, 김정은 분장을 하기로 결심했다"며 "돈도 벌고, 사람들에게 큰 웃음을 안겨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김정은 위원장을 쏙 빼닮았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타고난 외모에 더해진 노력 덕분이다. 하워드는 "대학 때부터 북한에 관심이 많았다. 지금도 북한의 상황과 김정은의 동향을 꼼꼼하게 체크한다"고 했다.

폐막식날 관중석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도 전했다.

"관중석에서 우연히 북한선수 2명을 만났어요. 저를 김정은으로 생각했는지 힐끗 쳐다본 후 당황해 했어요. 하지만 악수할 때 부정확한 제 북한 발음을 듣고 제가 김정은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죠."

하워드는 오른손에는 북한 인공기, 왼손에는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들었다. "대다수 관중이 제가 '가짜 김정은'이라는 사실을 눈치챘지만, 일부는 '김정은이 보디가드 없이 뭘 하느냐'는 식으로 의아해 했다"고 그는 웃었다.

'김정은 분장'이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북한 정권에 대한 항의 표시였느냐는 질문에 하워드는 "이번 일로 법적인 제재를 받거나 체포되지 않았다. 어쨌든 나는 북한에 있지 않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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