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사망설' 최초 유포 일베회원, 돌연 잠적

미국 거주 30대 남성…경찰, 체포영장 발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사진=자료사진)
지난 6월 이건희(74) 삼성전자 회장의 사망설을 최초로 유포했던 30대 남성이 경찰 수사를 받다 돌연 잠적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전기통신기본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미국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최모(30) 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배조치했다고 25일 밝혔다.

최 씨는 지난 6월 29일(한국시간) 극우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게시판에 '[속보] 이건희 전 삼성 회장 29일 오전 사망'이라는 허위 글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해당 게시글에 한 언론사가 지난 2014년 이 회장이 숨졌다고 잘못 보도했던 기사의 캡처화면에서 사망일자와 보도일자를 조작해 함께 첨부했다.

최 씨가 글을 올린 다음 날 각종 모바일 메신저,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사망 발표 예정(오후 3시 엠바고)'라는 내용의 글이 급속히 퍼졌다.


이후 경찰이 삼성전자 측의 수사의뢰를 받아 일베 서버를 압수수색하고서 파일 유포 경로를 역추적해보니, 최초 유포자는 15년 전 미국으로 출국해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와 학업을 해오던 최 씨로 나타났다.

최 씨는 지난 4~5월에도 '이건희 사망했다 속보다', '[속보]이건희, 한방의학으로 소생' 등의 게시글을 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4월에 올린 글에는 삼성전자 주가·거래차트까지 함께 게시했다.

여기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합성사진을 여러 건 올린 전력이 있어 사진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한 조작 능력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 씨는 이메일과 전화를 통한 경찰 조사에서 "추천을 받아 일베 인기글로 등록되면 관심을 받고 싶었다"고 진술했으나, 기사를 조작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말을 바꿨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후 경찰이 그가 주식 차익을 노리고 계획적인 범행을 저질렀는지 등을 살펴보던 중 최 씨는 지난 30일 이후 연락을 끊고 돌연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일단 29일 이후 최 씨를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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