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방송편성규약 짓밟는 막장 징계"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25일 성명을 통해 "사측이 KBS 역사상 유례가 없는 막장 징계를 결국 자행하고 말았다"며 "영화 '인천상륙작전' 홍보성 아이템을 제작하라는 강압적 지시를 거부했다는 구실로 서영민, 송명훈 두 문화부 기자에 대해 감봉 2개월 징계를 강행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징계가 얼마나 얼토당토않은지는 사측이 건넨 징계 통보서에 적은 징계 사유만 봐도 자명하다"며 "편집회의에서 뉴스 아이템으로 결정된 사안을 뉴스 리포트로 취재 제작하라는 상사의 정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해 직장 질서를 문란케 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KBS본부는 "사측의 처사는 사규보다 앞서는 KBS편성규약을 전면 부정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KBS편성규약은 '취재 및 제작 실무자는 신념과 실체적 진실에 반하는 프로그램의 취재 및 제작을 강요받을 경우 이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6조3항)' '취재 및 제작 책임자는 실무자의 취재 및 제작내용이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수정하거나 실무자에게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제5조 4항)'고 규정하고 있다.
KBS본부는 "주지하다시피 문제의 발단은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흥행에 성공하고 있음에도 낮은 평점을 준 평론가들을 비판적으로 보도하라는 지시였다"며 "이와 같은 상황에서 아이템 방향에 문제를 제기하고 부당한 지시에 따르지 않는 것은 편성규약은 물론 내면의 양심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적 기본권의 영역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무자-책임자간 이견 조정과 논의 절차가 엄연히 편성규약과 단체협약에 규정돼 있음에도 사측은 철저히 묵살한 채 두 기자에 대한 징계부터 하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KBS본부는 "이번 징계를 방송편성규약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중대한 도발로 규정한다. 이번 일이 선례가 되어 제2, 제3의 위법한 징계가 반복되는 사태를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며 "아울러 창사 이례 전례가 없는 막장 징계에 연루된 사측 간부와 관련자들을 상대로 끝까지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KBS는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3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판 뉴스 프로그램 'KBS뉴스9'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영화 '인천상륙작전' 관련 리포트를 보도하는 등 KBS가 특정 영화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