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 본진이 지난 2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습니다. 대회 초반에 경기 일정이 끝나 일찌감치 귀국한 선수 및 관계자를 제외한 본부 임원과 지원단을 비롯해 육상, 카누, 체조, 레슬링, 근대5종 등 70여명이 레슬링 김현우 선수를 기수로 앞세워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나라를 대표해 지구 반대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17일간의 열전에 참여하고 돌아온 선수들을 향해 시민들의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습니다. 선수들도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의 모습에 오랜 비행의 피로를 잊은 듯 환하게 웃었습니다.
하지만 거의 하루 동안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 선수들은 곧바로 가족과 함께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이들을 기다리는 행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선수단 해단식. 주요 국제대회에 참석하고 돌아오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빠짐없이 치러야 하는 ‘통과의례’입니다.
대한체육회는 전세기를 타고 귀국한 본진 외에 대회 일정으로 일찌감치 경기를 마친 메달리스트도 다시 인천공항으로 모여 해단식에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메달리스트가 참석한 것은 아닙니다. 일부 메달리스트는 본진과 다른 비행 일정에, 일부는 개인 일정 탓에 이날 행사에 불참했습니다.
해단식과 이어진 기자회견에 참석한 선수 및 관계자 모두가 주인공은 아니었습니다. 이날 귀국한 본진이 아닌 양궁과 펜싱, 사격, 역도 등 앞서 귀국했던 일부 메달리스트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습니다. 성적이 좋지 않았던 일부 선수들은 리우 올림픽에 출전했던 소감이나 잘했던, 또 못했던 이유도 발언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몇몇 참가자의 불만은 당연했습니다.
행사라는 것이 다 그렇지만 이날 해단식 역시 많은 고위 관계자의 축사와 격려사 등으로 예정된 대부분 시간을 보냈습니다. 해단식과 기자회견 일정보다 일찍 도착해 20분 넘게 행사장에 앉아 멀뚱히 기다리기만 했던 선수들의 표정은 더 어두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날 해단식은 지상파 3사는 물론, 많은 언론사에서 리우 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한 선수단의 모습을 생중계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많은 종목의 선수들이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탓인지 해단식을 향한 관심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나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는 해단식이 지금처럼 되풀이되지 않아야 겠습니다. 메달 색깔에 따라 자리를 나누지 않고 메달리스트에게만 관심이 집중되지 않는, 올림픽에서 감동을 안겨준 모든 선수들이 어우러질 수 있는 한마당이 될 수 있는 해단식을 기대해 봅니다.